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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의 편집국 25시] 아무도 모른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9.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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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난 아이는 자신에게 가해진 고통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조용히 감당하기만 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완전히 의존하고 있는 '보호자'에게 학대를 당하면서 호소할 곳을 찾지 못한 것이다.

얼굴에 멍이 들고, 다리를 절뚝거리고, 머리에 반창고를 붙이는 등 몸에 난 상처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티가 났다.

반면 마음의 상처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어린이집에서 말수가 아주 적었으며, 머리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을 때도 눈물은커녕 말 한마디 하지 않아 집도의가 "이런 아이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아이가 장기간에 걸쳐 학대를 당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아이가 사망해 부검을 실시했다. 몸 전체에는 시기를 달리한 33곳의 피하출혈 및 반흔 형태의 상처가 발견됐다.

당시 부검의는 "이미 뇌타박상과 두피하출혈이 발생한 상태에서 후두부를 재차 가격당해 경막하 출혈까지 발생했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연속적으로 후두부 충격 혹은 머리를 강하게 흔들면서 뇌부종을 야기,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계모인 A(36)씨였다. 그녀는 남편과 교제하던 시기 태어난 아이가 몹시 미웠던 모양이다. 친언니에게 "없어졌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적개심을 드러냈다.

A씨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지만, 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과 희망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이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어린 의뢰인'에서 학대를 당하는 아이의 절규를 들은 이웃은 "저 여자 또 시작이네, 남의 집일에 신경 쓰는 거 아냐, 우리 아이한테만 잘하면 되는거야"라며 무시한다. 어쩌면 이번 사건도 우리는 몰랐던 것이 아니라 외면한 것은 아닐까. <송은범 행정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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