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77)제주시 일주동로 '친정집 국수'

[당찬 맛집을 찾아서] (177)제주시 일주동로 '친정집 국수'
친정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인생맛집'
  • 입력 : 2019. 07.26(금) 00:00
  • 이소진 기자 s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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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메뉴 개발한 친정집국수 인기
시댁국수·콩국수·수육 등 메뉴 다양


친정집 국수. 어머니의 손맛과 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상호다. 제주시 일주동로 260번지에 위치한 국수·순댓국 전문점 '친정집 국수'의 이야기다. 가게 규모는 소박하지만 맛과 인심은 풍성하다. 메뉴에 그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얼큰한 육수와 알싸한 양념이 어우러진 친정집국수. 이소진기자

주요 메뉴는 상호와 이름이 같은 친정집국수(8000원)다. 이민자 사장(78)의 아이디어가 듬뿍 담겨 있는 친정집국수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다.

소면에 깊은 맛의 육수를 붓고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돼지고기와 갖은 야채들을 한 주먹 얹었다. 기존 국수의 맛 그 이상이다. 얼큰한 육수와 알싸한 양념이 어우러져 해장국이 따로 없다. 국수를 좋아하지 않은 손님에게는 덮밥 형태로 제공한다. 깊은 얼큰함에 잃었던 입맛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이 사장은 자녀들이 어릴 때 자주 만들어주던 메뉴라고 소개했다. 서귀포에서 옛 장춘여관을 운영하던 이 사장은 이바지음식을 주문받고 만들어낼 정도로 손맛이 유명했다. 그런 그가 직접 고안해 낸 국수다.

제주 전통 고기국수인 시댁국수.

그의 자녀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친정어머니만 만들 수 있는 국수라서 '친정집 국수'라고 이름을 붙였다. 대표메뉴는 그렇게 탄생했다.

친정집국수 외에도 메뉴는 다양하다. 장모님국수(순대국수, 7000원)와 바람난국수(멸치·고기국수, 7000원), 시댁국수(고기국수, 7000원), 잔치국수(멸치국수, 5000원) 등이 있다. 친정집국수라는 작명의 연장선이다. 특히 멸치와 고기가 만났다고 '바람난'이란 이름이 붙여진 바람난국수 등은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인다.

고급 서리태를 곱게 갈아 만든 콩국수.

시댁국수는 푹 우려낸 깊은 맛의 국물에 보들보들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제주 전통 고기국수의 맛 그대로다.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는 '콩국수'다. 1되(1.6㎏)에 12만원을 주고 산 고급 서리태를 곱게 갈아 맛의 깊이가 다르다. 시제품은 따라올 수 없는 담백함이다.

'친정집 국수'의 또 다른 자랑은 수육이다. 양파를 한가득 넣고 품질 좋은 생육 돼지고기를 넣어 오랜 시간 푹 삶은 수육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린다.

특제 소스와 돼지고기 수육.

짝꿍처럼 따라붙은 특제 소스를 찍어 먹으면 와사비의 알싸함과 간장의 짭짤함, 고추의 매콤함이 수육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인생맛집'임을 입증한다.

이 사장은 맛의 비결을 신선한 재료와 가족애라고 말했다. 사실 이 사장의 손맛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았으며, 딸자식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3대째 손맛이 이어져온 셈이다. 또 사위가 직접 본인 소유의 농장에서 키운 신선한 유기농 야채들을 재료로 사용하는 등 재료에 많은 신경을 쓴다.

이 사장은 "가족들이 방문해줄 때 가장 기쁘다"며 "그 중에서도 3대가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뿌듯하다"고 전했다.

'친정집 국수'에서는 속풀이용 순대백반(7000원)와 김치찌개(7000원)의 식사 외에도 찹쌀순대(2만원), 머릿고기(1만5000원), 순대(1만5000원), 아강발(1만5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순대와 머릿고기, 내장고기 등의 세트(대 2만5000원·소 2만원)메뉴도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밤 11시30분이며, 휴무는 매월 첫째·셋째주 월요일이다. 문의=064-702-3968. 이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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