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76)제주시 오라1동 '다소니'

[당찬 맛집을 찾아서] (176)제주시 오라1동 '다소니'
식사·차 즐기며 담소 나누는 사랑방 식당
  • 입력 : 2019. 07.12(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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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녹차가루를 섞어 만든 쫄깃한 들깨수제비. 이상국 수습기자

제주 전통 가옥에서 즐기는 음식
연잎밥·들깨수제비 등 채식 메뉴


도심 속에 살면서 가끔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차를 타고 멀리 나가 깊은 산속에서 음식을 먹을 때면 일상의 답답함은 어느새 잊고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에 피로가 싹 풀리곤 한다.

제주시 오라동에 위치한 다소니. 이곳에 가면 웰빙 음식과 전통차를 제주의 예스러움이 물씬 남아있는 구옥에서 즐길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가던 시골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제주의 전통 가옥 대문인 정낭을 통해 들어서자 돌하르방과 돌로 이어진 징검다리, 그리고 끝에 보이는 나무로 만들어진 현관문이 예스러운 멋을 뽐낸다.

찹쌀과 연잎의 은은향이 어우러진 연잎밥. 이상국 수습기자

현관을 지나자 나무로 만들어진 가게 내부가 제주 전통 가옥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통유리를 통해 가게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와 장독대, 멀리 물이 흐르는 천을 보고 있으니 깊은 산골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2007년도부터 다소니를 운영한 양희순(57) 사장은 "제주의 옛 멋을 나타내고 싶어 옛날 초가집에서 나온 나무들을 모아 건물을 지었다"며 "원래는 전통찻집을 하려고 했는데 전통차와 어울리는 음식도 함께하면 좋을 거 같아 웰빙 음식도 같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소니 식당의 양희순 대표. 이상국 수습기자

다소니의 대표메뉴는 도토리묵과 함께 나오는 연잎밥이다. 찹쌀과 은행, 잣, 대추 등을 연잎에 싸서 쪄내면 찹쌀과 연잎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진 연잎밥이 만들어진다.

주인장에게 연잎밥과 인기 메뉴인 들깨수제비 그리고 비빔밥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자 연잎밥의 연잎부터 벗겨냈다. 코를 자극하는 은은한 향이 벌써 건강해진 기분이 들게 한다. 정성을 담아 직접 만든다는 도토리묵은 오이, 상추 등 싱싱한 야채들과 버무려져 더 신선해 보인다.

함께 나온 들깨수제비를 한 수저 입에 넣어 보았다. 밀가루와 녹차 가루를 섞어 만든 쫄깃한 수제비와 들깨 향이 베인 걸쭉한 국물이 입안을 가득 메우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비빔밥은 싱싱한 채소들과 어우러져 가벼운 마음으로 먹다 보니 어느새 동이 났다.

이들 음식 외에도 메밀칼국수, 들깨메밀칼국수, 들깨죽 등이 있다. 계절 음식으로 여름에 열무국수, 겨울에는 단팥죽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 전통 가옥의 아름다움을 나타낸 가게 내부. 이상국 수습기자

다소니의 음식은 채식 위주의 메뉴가 대부분이다. 야채의 신선함을 위해 기본 반찬부터 음식까지 그 계절에 맞는 나물·채소 등으로 바꿔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다소니에서 즐기는 전통차 또한 이곳만의 매력이다. 녹차, 말차, 오미자차, 유자차, 매실차, 보이차, 오룡차, 대추차, 십전대보탕, 냉과일쥬스 등 전통차와 더불어 중국차까지 취향껏 즐길 수 있다.

양희순 사장은 "시골 평상에 앉아서 먹는 것처럼 손님들이 부담 없이 오셨으면 좋겠다"며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는 식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 도심 속 전통 가옥에서 자연식과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다소니. 가게를 둘러보다 읽은 서예 작품의 문구가 '행복하게 살라'며 조언해주는 것만 같다.

'다소니는 사랑하는 사람의 순수 우리말입니다. 오늘 이왕 다소니에 오셨으니 서로에게 이렇게 속삭여보세요. 사랑해라구요.'

다소니는 제주시 오라1동 995-15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둘째, 넷째, 다섯째 일요일은 휴무. 김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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