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걷는 승객들… 있으나마나한 '버스베이'

차도 걷는 승객들… 있으나마나한 '버스베이'
정차 쉽도록 보도측으로 들어간 버스베이
버스, 최근 본선도로 걸쳐 승객 승·하차
  • 입력 : 2019. 02.10(일) 16:37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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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시 한라병원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버스가 본선도로에 걸쳐 정차된 가운데 정류장과 정차된 버스 사이로 한 시민이 자전거를 몰고 지나가고 있다. 이태윤기자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도입된 '버스베이(bus bay)'가 최근 제주도내에서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못하고 있어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버스 정류장 가운데 버스 정차가 쉽도록 보도측으로 들어간 버스베이가 조성된 곳은 10여곳 미만이다. 또한 버스베이 대부분은 교통흐름이 혼잡한 제주시내권 지역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최근 버스베이로 인해 교통흐름이 방해 받는가 하면 버스 승객들의 승·하차 시에 안전 사고 등이 우려되고 있다.

 같은날 찾은 제주시 한라병원 인근 버스정류장 앞에는 버스베이가 조성돼 있다. 곧이어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는 정류장에서 2~3m떨어져 정차한 뒤 승객들을 승·하차 시켰다. 더욱이 정차된 버스와 정류장 사이로는 한 시민이 자전거를 몰고 지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8일 제주시 한라병원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버스가 버스베이와 본선도로에 차량을 걸쳐 정차해 승객들을 승·하차 시키고 있다. 이태윤기자

승객 임모(32)씨는 "버스 전용구역이 조성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버스를 타기위해 차도를 걸어야 하는 승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버스베이 길이가 짧은 곳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연삼로의 한 버스정류장에 조성된 버스베이는 버스 한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협소했다. 이에 버스 대부분이 버스베이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은 채 정차하면서 교통 흐름에 지장을 주기도 했다.

 버스 기사 A씨는 "버스베이로 들어간 뒤 승객들은 태우고 다시 본선도로로 나오는 과정에서 주행중인 차량들로 인해 진입이 힘들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또 버스베이 구역에서 불법 주·정차도 이뤄지면서 버스를 정차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버스가 정류장에 너무 붙여도 부딪히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승객들도 있다"면서 "버스회사 측에 이와 관련 사항들을 전달하고 버스베이에서 정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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