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내 26개 시민사회·노동·정당 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는 7일 제주항 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제막식'을 개최했다. 강경민기자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됐던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노동자 상(像)이 제주에 세워졌다.
제주도내 26개 시민사회·노동·정당 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7일 제주항 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상 건립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제막식은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로 동원돼 삶과 죽음을 착취당했던 노동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추진위가 모금활동을 벌여 총 135개 단체와 개인 1785명이 참가하면서 이뤄졌다. 이번에 세워진 노동자 상은 지난해 8월 24일 일본 교토 단바망간 광산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역, 인천 부평공원에 이어 4번째다.
약 2m 높이로 조성된 노동자 상은 갈비뼈가 드러나 보이는 매마른 상반신에 한 손에는 곡괭이가 쥐어져 당시 참혹했던 노동자의 실상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오른쪽 어깨에는 새 한마리가 앉아 있는데 자유를 갈망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이날 노동자 상이 공개되자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인사말에 나선 김영근 추진위 공동상임위원장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제라도 그들을 기리는 노동자 상이 세워진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건립을 계기로 다시는 이 땅에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위 고문을 맡고 있는 조성윤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에 노동자 상이 건립된 장소인 제주항은 일제 강점기 당시 수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간 본거지라 그 의미가 더 크다"면서 "노동자 상을 통해 당시 그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역사의 기억을 재생산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단바망간 광산 노동자 상 건립 당시 자원봉사를 맡았던 재일교포 김회령씨의 연대발언과 민중가수 김영태의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를 위한 헌정곡인 '내 이름을 불러주오'를 부르는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