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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
[예술로 밥먹엉 살아졈수광?](5) 안민희 민요패 소리왓 대표
제주 전통문화 계승 '허멩이 문서' 말고 여럿이 함께
안민희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17. 06.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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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이 시대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밭'이라는 뜻을 담아 이름지어진 민요패 소리왓. 1992년 7월 창립한 단체지만 안민희 대표는 그 이전부터 우리 민요와 인연을 맺었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민요분과 '섬비나리'에서 활동하며 일찍이 민요의 '신세계'를 만났던 그다.

소리왓은 '작은소리 큰 신명'이란 이름의 첫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우리 민요를 바탕에 둔 창작극을 꾸준히 올려왔다. '우리 할망넨 영 살앗수다'가 대표적이다. 제주민요의 원형을 되살려 100년전 제주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 작품으로 지금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제주 공동체의 얼굴이 그곳에 있다. 2001년 11월 초연 이래 지금까지 100회 넘게 공연된 작품으로 소리왓의 '회원 교육용 교과서'로 통한다.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을 향해 우리 삶 깊이 박혀있는 민요를 캐내 들려주던 소리왓은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 몇 안되는 단원들이 빠듯한 살림살이를 끌어가는 중에도 창작극을 만들어왔지만 이즈음엔 그마저 여의치 않다. 문화행정가들이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수십년 동안 그걸 붙잡고 견뎌온 단체엔 '프리미엄'이 없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문화예술의 섬 제주에 묻다]

창립 25년간 수백여회 공연 예술가의 삶 후회는 없지만

청소년 이끌 여력 있었으면 그래도 '이루후제'를 꿈꿔


창립 25년을 맞이하는 민요패 소리왓에는 작품 하나가 만들어질때 마다 소품들이 늘어난다. 100회가 훨씬 넘는 '우리 할망넨 영 살앗수다' 공연에서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배우들에게 밥이 되고, 돈이 되어주기도 했다. 출연료는 못 받더라도 연습공간이라도 빌어 볼려고 무던히 노력했던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제주다움을 대표할 만한 캐릭터에 흠뻑 빠지며 그 이야기와 제주민요를 접목시켜 창작 작품을 만들어 상설공연을 꿈꾸기도 했다. 이런 공연자들의 애로 사항을 잘 아는 누군가가 지금 당장 상설공연장을 만들어준다고 하면 예전처럼 마냥 기뻐하며 기다렸다는 듯 준비된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우리 할망넨 영 살앗수다'에서 열연하는 민요패 소리왓 안민희 대표. 사진=안민희씨 제공

예술가로 전업을 꿈꾸며 살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공연자들에게 가능성과 의무감을 얘기하며 붙잡아둘 수는 없었다. 가는 길마다 굽이굽이 동산도 오르고 바당절도 맞으며 오르락내리락 한다지만 예술가만큼 불안정한 직업이 또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많은 청소년들이 예술을 꿈꾸고 도전한다.

그동안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희노애락을 같이한 '예술'과 '예술가'란 이름앞에 후회는 없었다고 자족하면서도 아쉬움이 있다. 탄탄한 기반을 갖추지도 못했고 예전처럼 열정으로 뭉친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근인력을 갖추고 젊은 인력을 받아들이는 단체로 성장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검은치마와 흰저고리가 필요하다는 평화나비 친구들에게 의상을 빌려줄 수 있고, 제주어 말하기대회나 탐라문화제 기간이 되면 갈중이, 해녀옷, 구덕 등 소품을 빌려주거나 제주어 대본 제작, 지도 등 민요패 소리왓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

소리왓을 두고 제주문화를 지켜내는, 꼭 있어야 할 단체라고 말해주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젊은 아이들이 오고가며 예술을 꿈꾸고 제주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나눔의 장이 되려면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전 '드림 캡쳐'라는 뮤지컬을 봤다. 이 작품의 젊은 연출가는 몇달간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공연장, 음향, 조명 등을 빌려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환경은 없다. 어쩌면 지금은 돈이 없으면 예술을 꿈꿀 수조차 없는 더 열악한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20년 넘게 예술을 했다는 단체라면 제주에서 예술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전망과 비전을 제시해주고 함께 만들어가자고 손을 내밀정도는 되어야 되지 않는가?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 여력이 없다. 공간 하나 빌려줄 여력도 없어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하다. 예술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제주에서도 멋지게 활동할 수 있고 예술로도 직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가슴이 아플 뿐이다. 제주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이니, 제주문화콘텐츠 계발이니 등을 '허멩이문서'처럼 떠들지 말고 여럿이 함께해서 빛나는 공연예술 분야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루후제'라도 제주서는 예술로 밥먹엉 살게 되겠지예? <안민희·민요패소리왓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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