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제주밭담 세계농업유산 등재 3년 (상) 무엇을 하고 있나

[한라포커스] 제주밭담 세계농업유산 등재 3년 (상) 무엇을 하고 있나
지속가능한 농업유산 농촌에 활력을
정부 행복생활권 6차 산업화 선정
  • 입력 : 2017. 03.30(목)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내달 1일로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지 3주년을 맞는다. 제주밭담이 국가농어업유산에 이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브랜드상품·통합 마케팅 등 추진
일본 구마모토 '아소'사례 주목
기부금·예금 상품·로고 등 활용


일본 규슈 중서부 구마모토현의 아소는 화산지대다. 아소는 사계절 내내 기후가 냉랭한 데다 화산성 토양으로 인해 생산성이 낮은 지역이었다. 아소의 농업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지속적인 초원관리 시스템이다. 농업에 의해 계속되는 초원, 아소는 이러한 자원으로 지난 2013년 5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시스템(GIAHS·이하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2014년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 1년 전이다.

▶일본 아소의 사례=아소는 세계농업유산 지정 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적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농업유산 사무국은 기업과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모집중이다. 아소 초원의 유지와 지속적인 농업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전국적인 공모를 통해 아소의 농업유산을 상징하는 로고도 정했다. 아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공품 등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아소지역의 낙농업단체는 세계농업유산 브랜드를 내건 우유를 만들었다. 일반 우유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한 달에 5만개가 팔렸다. 판매금의 일부는 세계농업유산 기금으로 적립되고 있다. 구마모토현 지역 은행인 히고은행은 한시적으로 세계농업유산 예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은행에서 이 상품의 계좌를 개설해 예금하면 금리가 기금으로 기부되는 형태다. 상품이 출시된지 3개월만에 1만 명 이상이 가입했고, 총 예금액이 300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아소 농업유산 관계자들은 "농업 유산을 활용해 농촌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게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농업유산의 성공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6차 산업화 사업=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지 내달 1일로 3주년을 맞는다. 정확히는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이다. 제주밭담은 제주농업의 역사이자 농업인들의 지혜이며, 농촌지역 공동체 요람으로 평가받는다. 제주미래를 견인할 주요 자산이기도 하다. 그 길이는 표본 조사 추정한 결과 2만2000㎞ 내외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제주밭담이 국가농어업유산에 이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한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농어업유산위원회 구성, 제주밭담축제, 밭담테마파크 및 밭담길 조성, 밭담 아카데미 운영, 밭담장인 발굴 등 다양한 사업이 이미 완료되었거나 추진중이다. 지난해까지 17억원이 투입됐다.

제주밭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후속사업도 추진중이다. 지난해 정부 지역발전위원회 행복생활권사업 일환으로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활용한 농촌마을 6차산업화 사업'이 선정돼 3년간 약 40억원이 지원된다. 이 사업은 기반구축사업과 개발운영사업으로 나누어 기반구축사업에는 제주밭담 6차브랜드상품 개발, 통합마케팅 시스템 구축, 아카데미가 운영중에 있다. 개발운영사업에는 제주밭담 자연치유·건강프로그램 운영을 비롯해 건강모니터링 및 매뉴얼 개발, 자연치유행복관 조성 등이 예정돼 있다.

강승진 박사는 "이 사업은 제주밭담이 두르고 있는 농경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고부가가치화 하고 이 사업을 농민이 주체가 되어 직접 추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제주농업의 기반을 닦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과제는=제주도는 중장기 계획으로 제주밭담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세계농업유산 관리 협약체결, 농업유산 직불제 도입, 밭담의 공공자원화, 밭담데이터 베이스 구축 등을 위해 정부와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기업과 단체, 개인의 지원을 이끌어 낼 방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행정 주도로 진행되는 보전·활용 사업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농업유산 연구 모임을 만들어 민간 차원의 관심을 높이고, 기부금 제도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아소의 사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강시영 선임기자·김지은 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04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