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의 용천수는 지하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비가 내리면 물이 투수성이 높은 화산암층을 통해 땅속으로 스며들고, 지하를 흐르던 물이 지표와 해안에서 다시 솟아난다. 따라서 용천수의 변화는 제주 지하수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강수의 양과 시기가 달라지고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용천수의 수량과 수질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용천수 보전은 행정만의 역할로 끝나서도 안 된다. 용천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지역 주민이다. 마을별 용천수의 위치와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수질과 주변 환경의 변화를 주민과 행정이 함께 기록하는 체계를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회와 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용천수 주변 정화 활동과 생태교육을 추진하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우리 마을 용천수 지킴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용천수를 관광자원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찾는 명소를 만드는 것보다 물이 계속 솟아날 수 있는 지하수 환경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지나친 시설 설치와 인공적인 정비보다는 용천수 주변의 원형과 생태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보전 원칙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시대에 물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용천수를 지키는 일은 결국 제주의 물을 지키는 일이며, 제주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고기봉 제주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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