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화면 위에 떠 있는 제주 오름. 그가 불러낸 오름 주변에는 사다리, 텐트, 길 등이 자그맣게 자리하고 있다. 숨은 그림처럼 배치한 이들 오브제는 인간이 자연 위에 남긴 흔적이자 기억의 통로처럼 읽힌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제주시 갤러리애플에서 열리고 있는 이연정 개인전 '오름, 기억의 지층'전이다.
'겹의 풍경', '기억상자' 등 절제된 구성과 여백이 인상적인 그의 회화엔 제주 사람들에게 익숙한 오름이 등장한다. 거기엔 시간과 감정이 축적되어 있다. 실제 풍경과 닮은 듯 다른 오름들은 마음에 담아둔 어떤 장소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연정의 '기억상자'(2026). 갤러리애플 제공
갤러리 측은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 되도록 공간을 꾸몄다. 갤러리 중앙의 창 너머로 펼쳐지는 바깥의 초록 풍경들은 벽면에 걸린 작품들과 자연스레 이어진다.
김진아 갤러리애플 큐레이터는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기억하고 마음속에 간직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전시"라며 "관람객 각자의 경험이 작품과 만나 또 하나의 풍경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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