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청렴과 정(情)의 관계는…

[열린마당] 청렴과 정(情)의 관계는…
  • 입력 : 2025. 09.01(월) 03:30  수정 : 2025. 09. 01(월) 06:56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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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는 보통 손님이 집에 다녀가면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다. 손에 무언가라도 쥐어 보내야 제대로 대접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우리의 정서에서는 식사나 음료를 사주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정이 있는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공무원'이 되는 순간, 이 아름다운 '정'의 문화와는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

주민들과의 식사 자리에선 늘 업무추진비로 결제할 생각에 카드를 준비해 간다. 한 번은 주민의 결제를 막으려 몸으로 버텼지만 결국 결제를 막을 수 없었다. 청렴을 지키려면 밀리지 않기 위한 체력이 필요하다.

한 번은 선물을 주려는 쪽과 받지 않으려는 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돌려주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선물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결국 선물을 택배로 다시 보냈고, 그분이 나중에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제주시청이 이겼어요."

청렴은 자주 노출돼 습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면 시작되는 청렴 학습, 퀴즈, 영상 시청. 반복되다 보면 청렴이 자연스레 뇌리에 새겨진다.

시민들이 무거운 선물 상자를 들고 올 때마다 돌려줘야 하는 마음이 항상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너무 섭섭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청렴'과 '정'이 반드시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무원과 시민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거리두기, 그것이 바로 청렴이다. <정경숙 제주시 교통행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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