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 관아 진해루 '용고' 찬밥 신세

제주목 관아 진해루 '용고' 찬밥 신세
입구 외대문에 설치돼 현재 수문장 교대식 등 활용
2003년 1월 복원 준공식 이후 설치된 것으로 추정
경위 확인 안돼… 옛 문헌 "종·북 쳐서 시각 알려"
  • 입력 : 2025. 07.28(월) 19:08  수정 : 2025. 07. 28(월) 20:0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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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 관아 진해루 북.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목 관아에 걸렸던 종 복원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보다 앞서 북이 설치된 경위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진해루', '탐라포정사' 편액이 달린 외대문에 북이 놓였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설치되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6월 제주목 관아 앞 광장. 진해루의 북 소리가 도심에 퍼지면서 수문장 교대 의식이 진행됐다. 평소엔 거의 울리지 않는 북이지만 제주목 관아의 볼거리로 자리 잡은 수문장 교대 의식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용역' 최종 보고서(2024년 11월)에 따르면 조선시대 제주목 관아에선 종과 북을 쳐서 주위 사람들에게 시각과 함께 제주성 성문 개폐를 알렸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1702년 이형상 제주목사의 '탐라순력도'에도 종과 북 그림(공마봉진, 승보시사, 제주전최, 제주사회)이 있다.

28일 한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금의 북은 2003년 1월 제주목 관아 복원 준공식 이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시기 제주목 관아를 관리했던 제주시청 관련 부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제주목 관아 기념행사 용고 설치 공사 시행' 문서(2003년 1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 내용을 적은 서류는 추가로 확인되지 않아 현재로선 자세한 경위를 알기 어렵다. 북면 지름 89㎝, 북 너비 102㎝, 높이 높이 107㎝(받침대 포함 187㎝)등 용 형상이 그려진 북의 크기도 최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서 직접 쟀다.

이런 가운데 제주목 관아를 관리하는 도 세계유산본부 측은 그 무렵 제주 지역 신문 자료를 토대로 준공식 때는 북이 없었던 것으로 봤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준공식 2주 뒤인 2003년 2월 입춘굿 축제 사진에는 진해루의 북이 보이지 않지만 같은 해 11월 소방 훈련 기사 사진에는 북이 있다"며 "준공식 이후에도 얼마 동안은 북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주목 관아를 복원할 때 건축물에 신경을 쓰면서 북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처럼 종 복원이 대두되면서 북에도 눈길이 가는 것이지만 당시엔 북을 소모품처럼 구입해서 갖다 놓는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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