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라순력도 '제주사회' 부분. 오른쪽 아래 종과 북 그림이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올해 제주도의 제2회 추경예산안에 '제주목 관아 종 복원 설계비' 2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달 말쯤 제주도의회에 제출 예정인 이번 추경안에 설계비가 반영 안 되면 내년 본예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제주목 관아 종 복원을 둘러싼 논의가 확대될 전망이다.
28일 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이번 설계비 확보 계획은 '제주목 관아 종 복원 고증 학술용역' 후속 조치다. 용역 결과 제주목 관아 종의 존재가 확인됐고 향후 복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면서다.
다만 복원 대상 종에 대한 이견 등을 감안해 '탐라순력도' 속 종 그림을 토대로 재현하는 방식의 복원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일본 도쿄의 한 사립 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종은 제주목사가 전남 해남 미황사(주조는 경남 고성 운흥사)에서 사들여 1850년 이후 제주목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그보다는 이전 제주목 관아에 걸려 오랜 기간 제주 사람들과 함께했던 묘련사(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소재 추정) 종으로 복원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시기상 18세기 초 이형상 제주목사의 '탐라순력도'에 등장하는 종 그림을 묘련사 종으로 보고 이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어떻게 복원할지는 앞으로 설계 용역이 진행돼야 방향이 그려질 것"이라며 "복원 추진과는 별개로 일본 미술관에 있는 제주목 관아 종을 환수하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추경안에 설계비를 요구했지만 예산 부서에서 여력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올해 안 되면 내년 본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주시에서 발간한 '제주목관아지복원계획'(1998년 12월)을 보면 '발굴지 내 관아건물의 연혁'에 외대문 누각에 종을 매달아 놓고 이를 쳐서 성문을 열고 닫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종 복원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주목 관아 준공 이후 도내 일각에서 종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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