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나무 사라질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사설] 소나무 사라질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 입력 : 2023. 02.13(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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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소나무는 전통적으로 '민족의 나무'라 불린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애국가의 소절처럼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와 궤를 같이 해 온 소나무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올해 초 제주시 한경면 일대에서 소나무 4900여 그루가 집단 고사했다. 산림당국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료채취를 통한 검경조사와 현장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한경면 일대 소나무 집단 고사의 원인은 솔껍질깍지벌레에 의한 피해로 잠정 결론 났다. 집단 고사는 한경면과 인접한 한림읍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피해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재선충과 함께 소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3대 산림 병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피해 원인이 잠정 결론난 한경면 일대 소나무에 대해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의 소나무는 이미 재선충병에 의해 초토화됐다. 지난 2004년 처음 재선충병이 발생한 이후 246만 그루의 소나무가 사라졌다. 고사목 제거 등 방제 사업비로 투입된 예산만 2675억 원에 이른다. 재선충병 피해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종식은 요원하다. 게다가 재선충병에 버금가는 솔껍질깍지벌레 피해가 발생했고, 점차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이 몰고 온 피해를 반면교사 삼아 소나무 집단 고사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방제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기후위기와 병해충으로 100년 후에는 제주에서 소나무를 볼 수 없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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