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산록도로 제2광령교∼광령천변∼한라대 힐링마로길∼천아오름∼힐링마로길∼숲길∼임도∼제2광령교

[2022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산록도로 제2광령교∼광령천변∼한라대 힐링마로길∼천아오름∼힐링마로길∼숲길∼임도∼제2광령교
계곡 따라 숲속 거닐며 다양한 풀꽃을 만나다
  • 입력 : 2022. 06.28(화)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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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2022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에서 광령천변 조릿대숲길을 걷고 있다. 양영태 작가

이제 피기 시작한 산수국 환영 받아
말 타고 다니는 길에서 걷는 즐거움
숲과 하천, 초원, 오름 등 두루 누벼

1100도로를 따라 오르는 자동차는 안개를 밀어내며 산록도로를 달렸다. 한라산을 타고 내리던 안개는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광령2교 앞에 도착했을 때는 언제 안개가 있었냐는 듯 화창한 하늘이 다가왔다. 대신 후텁지근한 공기가 발을 잡는다. 장마철이 시작된 것이다. 해안지역에는 수국이 한창이다. 하지만 해발 500m가 넘는 중산간에는 산수국이 이제야 시작이다. 파란 얼굴로 수줍은 산수국의 환영을 받으며 에코투어를 시작한다.

지난 17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2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차 행사는 산록도로의 제2광령교를 시작으로 광령천변 계곡을 지나 한라대학교 힐링마로길을 거쳐 천아오름을 오른 뒤 다시 힐링마로길을 지나 숲길과 임도를 거쳐 다시 제2광령교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 역시 코로나19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어서 비대면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광령천은 예전의 제주시와 북제주군의 경계 지역을 가로지르는 하천이다. 애월읍 광령리 한라산 Y계곡에서 발원한 물길은 외도동에서 도근천과 합류하며 바다로 흘러든다. 조선시대의 문헌에는 무수천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 계곡에 들어서면 근심이 사라진다는 의미의 무수천(無愁川)이다. 지금의 지도에는 광령천으로 표기되어 있다. 다리 이름도 광령교이다.

산딸나무

매화노루발

광령천 계곡에 들어서면 숲 사이로 흙길이 반긴다. 발바닥에서 올라오는 부드러운 흙의 느낌은 편안하고 아늑하다. 하천 양옆을 덮고 있는 참꽃나무 등 낙엽활엽수 사이로 내려오는 햇빛은 이방인을 반기는 듯 따사롭다. 계곡을 따라 조금 가면 하늘이 열리고 한라대의 힐링마로길이 시작된다.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이 없어 다소 덥기는 하지만, 걷기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경사가 그리 높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주위에 피어있는 나무꽃, 풀꽃도 보고 그렇게 걸으면 지루하지 않다. 숲의 바닥에는 빛이 약해도 생명을 이어가는 무엽란과 호자덩굴도 만난다.

까치수염

호자덩굴

마로길과 초원을 지나면 천아오름 기슭에 닿는다. 오름은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가 남쪽에 있고 북쪽으로 조그만 말굽 모양의 굼부리가 있다. 초낭(초남)오름으로 불리다 천아오름(처나오름)으로 변했다고 하는데, 초낭은 상수리나무의 제주어다. 상수리나무가 많은 오름이라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오름 전체가 해송이나 삼나무, 가시나무 등으로 덮여 있어, 정상에 올라도 주위 풍경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다. 그런 마음을 뒤로 하고 오름을 내려가면 다시 마로길이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다시 하천이 나온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하천을 건너 목장 진입로를 거스르면 숲길로 들어서고, 다시 만난 길은 울창한 나무들 사이를 조릿대가 점령하고 있다. 서로 키재기를 하듯 크고 작은 조릿대는 지나갈 때마다 사락사락 아픈 소리를 내며 발목을 잡는다. 앞서가던 길잡이 박태석 씨가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본다. 그곳에는 굵은 다래나무 줄기 여러 가닥이 서로를 의지하며 나무에 매달려 있다. 오랜 시간 나무와의 사투를 벌인 결과 차지한 영토이리라. 조릿대가 내는 소리를 벗 삼아 한참을 가면 갑자기 큰길이 나타난다. 바리메오름에서 노로오름까지 연결되는 임도이다. 임도를 따라 걷다 한라산 둘레길을 만나면 우리는 방향을 틀어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니. 천아오름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숲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나무 숲길이 우릴 반긴다. 투어를 시작할 때는 광령천의 서쪽 계곡을 따라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동쪽 계곡을 따라 내린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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