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4)디지털시대, 눈 건강 지키기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4)디지털시대, 눈 건강 지키기
기기 사용 줄이고, 눈 휴식시간 자주 가져야
  • 입력 : 2017. 02.0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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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사진 촬영 : 황반부의 출혈(좌측 사진) 소견, 망막박리(우측 사진) 소견.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환경적 요인 영향 다양한 질환 일으켜
근거리 작업 많아지며 눈 피로도 증가
블루라이트 과다 노출로 치명적 손상

김진영 교수

올해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신입생 교실이 북적거릴 전망이다. 2007년 황금돼지띠 해 이후 유독 출생이 많았던 2010년 백호(白虎)띠 어린이들이 입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 가장 걱정되는게 바로 건강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 중 학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시력검사를 빼놓을 수 없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김진영 교수의 도움으로 눈의 피로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눈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특히 스마트폰 등의 영향으로 부쩍 증가추세인 근시에 대해 일문일답 형태로 접근해 본다.

# 근시란? 유병률은?

근시란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는 굴절이상으로, 먼 곳은 잘 안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눈을 말한다. 대한안과학회에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8명, 어린이로 따지면 10명 중 5명 정도가 근시 환자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12~18세 유병률이 80.4%까지 달했고,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고도근시, 즉 6디옵터(diopter) 이상의 고도근시 유병률은 12%에 달했다. 또 5~11세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은 49.3%이다. 1985년도의 보고에 따르면 고등학교 학생의 19.9%가 근시였다고 한다. 2013년도에는 71.6%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고도 근시 유병률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의 경우 70년대 유병률이 8~15% 안팎이었지만 2000년대에는 46.2%에 이르는 등 최근 40년 사이에 6배 정도 증가했다.

# 근시의 원인은?

근시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 근시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로 가장 중요한 것이 환경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컴퓨터 및 스마트폰의 사용과 TV 시청의 증가 등 근거리 작업에 의한 증가로 인해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근시가 심하면 눈에 심각한 질환이 생길수 있나?

단순한 축성 근시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근시가 심한 경우 근시성 황반변성, 망막박리, 녹내장과 같은 안과적 합병증이 많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위 왼쪽 사진은 고도근시로 인한 황반변성으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출혈 및 삼출 소견이 관찰되는 사진이다. 오른쪽은 고도근시로 인한 심한 망막박리가 발생한 안저 사진이다. 이러한 질환들은 특히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약시의 경우 성인이 된 다음에도 교정을 해도 시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청소년기 이전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 스마트폰이 눈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어두운 곳에서 보는 것은 안 좋은가?

스마트폰을 본다는 것은 결국 근거리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어두운 곳에서 근거리 작업을 하게 되면 눈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실내가 어두울 때 눈은 몇 가지 적응을 한다.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에 어떤 세포가 빛에 좀 더 민감한 물질들을 만들기 시작하고, 홍채라는 조리개의 근육이 이완된다. 그렇게 해서 가능한 많은 빛을 모으기 위해 우리 눈이 작업을 한다. 스마트폰을 볼 경우에는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정체라고 해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를 조절하는 일련의 근육들이 홍채와 같이 수축해 작업을 한다. 따라서 이런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특히 어두운 곳에서 근거리 작업을 할 경우에는 일련의 눈의 근육들이 과도한 수축과 이완을 하기 때문에 눈의 피로도가 증가하게 된다.



# 스마트폰이 근시 말고도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나?

우리 국민의 80%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일상에서 VDT(visual display terminal, 영상표시단말기) 증후군 환자가 최근 30% 증가하는 등 눈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VDT를 사용함으로써 안과적 증상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일으켜 근골격계, 심리적 장애, 피부증상 등의 여러 가지 전신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특히 안구건조증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무관치 않다. 휴식을 취할 때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1분에 20회 정도이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이용할 때는 그 횟수가 1분당 8회 정도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눈물이 말라 안구건조증을 쉽게 유발하게 된다.

이와 함께 여러 보고에 의하면 디지털기기의 사용은 블루라이트에 과다 노출을 시켜 안구에 여러 가지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LED조명과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TV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짧은 파장(380~500nm)을 가진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증가돼 눈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라이트에 과다노출이 되게 되면 각막을 포함한 안구표면에 산화스트레스(oxidative damage) 및 세포소멸(apoptosis)를 유발하게 돼 결과적으로 안구표면 염증을 심화시켜, 안구건조증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블루라이트의 노출이 활성 산소(reactive oxidative species)를 유발하게 해 눈의 신경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망막의 광수용체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이 실험으로 입증됐다.

왼쪽 그림과 도표는 실험을 통해 블루라이트를 1시간 받은 후 망막의 광수용체(photoreceptor cells of retinal explants)에서 활성산소(붉은 염색)가 증가된 소견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반복적으로 누적된 블루라이트로 인한 손상은 망막손상과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황반변성은 망막과 망막색소상피 등에 변성을 일으켜 시력을 감소시키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실명까지 유발하는 질환이다. 결과적으로, 블루라이트 역시 안구의 여러 조직과 관련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침을 알 수 있다.

김진영 교수는 "스마트폰과 밀접한 현재의 상황에서 눈 건강을 지키려면, 가급적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게 디지털 기기의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도 눈의 휴식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의 사용시간을 제한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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