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제주예술동행 최한정 대표

[제주愛 빠지다]제주예술동행 최한정 대표
매달 무료 음악공연 "지역과 상생"
  • 입력 : 2015. 05.22(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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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만 해도 광고 제작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을 치른 최한정(왼쪽) 대표. 이제 그는 아내 김세영씨와 함께 하도리에서 새로운 해맞이를 기원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서울서는 치열한 광고기획 전쟁
구좌읍 하도리에 정착 카페 열어
정착후 작년부터 정기 문화공연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러나 이내 다시 깜빡 잠이 들어 버린다. 눈을 떠보니 빠듯한 출근시간. 허둥지둥 옷을 챙겨 입고 버스 정류장으로 냅다 달린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고 만다. 간신히 회의 시간에 맞춰 회의장에 도착해 그동안 갖은 고생을 하며 작성해 놓은 기획 자료가 담긴 USB를 컴퓨터에 꽂는다. 하지만 회의실에 큼지막하게 설치돼 있는 대형 스크린에 짤막한 메시지가 뜬다. '파일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광고 시장을 다룬 웹툰 '질풍기획'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다.

제주예술동행의 최한정(51) 대표. 5년 전만해도 서울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광고 제작 시장에서 이 같은 삶을 살았다. 아니, 삶을 살았다기보다 전쟁을 치렀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른 그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결국 전쟁터를 벗어나고 싶어 아내와 함께 제주로 눈길을 돌렸다. 치유가 필요한 때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구좌읍 하도리 해안가다. "아직 개발이 덜 된 곳이어서 가장 제주다운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뭇가사리 철이라 그런지 눈앞에서 해녀들의 물질과 수거 작업을 볼 수 있어요. 어디 가서 이런 광경을 만끽할 수 있겠어요."

정착한 뒤 카페를 열었다. '바당1미터'다. 바로 1m 앞에 아름다운 하도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연인지 그가 머무른 도로명 주소가 '해맞이해안로'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인 듯 싶다.

그렇다고 유유자적한 삶을 지내고 있지는 않다. '구좌귀농귀촌협의회장'으로서, 지역주민과 마을공동체에 녹아들고 제2의 고향인 제주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비영리단체법인 '제주예술동행'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매달 무료 음악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다양한 뮤지션들을 초청해 집 마당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또 뮤지션들은 재능 기부 차원에서 최 대표와 동행하고 있다.

최 대표가 걱정하는 게 있다. 다름 아닌 마을공동체의 공동화(空洞化)다. "지금은 빈자리를 이주민들이 채워 나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달리 보면 건강한 젊은 식구들이 늘어나는 셈이잖아요. 이제 정착민이 아닌, 지역민으로 대해주시고, 우리는 지역주민으로서 제 역할을 한다면 새로운 하도리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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