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논복원, 제주의제 모범적 사례… IUCN 전문가도 참여"

"하논복원, 제주의제 모범적 사례… IUCN 전문가도 참여"
[한라일보 단독인터뷰]줄리아 IUCN 사무총장, 하논범추위 면담
  • 입력 : 2013. 08.14(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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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한 제안자가 추진 주체" 정부·제주도 역할 강조
하논 등 발의안 추진 한국정부에 협력 요청 계획 밝혀
"제주의제 등 단계별 후속조치 위해 논의·절차 이행중"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Julia Marton-Lefevere·사진)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은 2012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채택된 제주 의제들의 추진을 위해 발의안 제안자인 대한민국 정부와 제주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하논분화구 복원·보전 프로젝트에 대한 IUCN 차원의 협력과 참여를 요청한데 대해 대한민국 정부에 협력을 요청하고 IUCN 산하 전문가들의 참여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범국민추진위원회까지 결성해 하논분화구 복원을 추진하는데 대해서도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고 호평했다.

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은 1948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엔 영구 옵서버 자격을 지닌 환경단체 연맹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심사권을 보유하는 등 자연보전 및 지속가능 발전 관련 정책에 있어 세계적 권위와 영향력이 있다.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 인근 글랑(Gland)에 위치한 IUCN 본부를 방문한 하논분화구복원범국민추진위원회와의 면담과 한라일보와의 단독인터뷰 내용을 간추린다.

▶2012제주WCC의 성공 개최에 대한 축하와 더불어 제주에 대한 배려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제주WCC에서 하논분화구 복원·보전이 권고안으로 채택됐다. 서귀포시, 나아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하논분화구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만들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 등에 IUCN의 협력을 건의드린다.(고충석 위원장)

=제주WCC에서는 모두 19개의 한국 의제가 채택됐다. 이 가운데 5개가 제주의제다. 하논프로젝트는 권고문으로 채택됐다. 이는 기본적으로 IUCN이 의제 추진에 직접 관여하는게 아니라 제주가 추진 주체가 돼야함을 의미한다. IUCN은 발의안을 제안한 주체측이 일을 추진하는데 협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권고문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하논범국추진위원회를 결성해 추진하는 것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하논을 포함한 19개 한국의제 추진을 위해 한국정부에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의 환경부와는 최근 공동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양해각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환경부와 IUCN은 지난달 26일 IUCN 본부에서 제주 계자연보전총회의 성과와 후속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하논분화구 복원 프로젝트는 화구호(마르 분화구)의 세계 최초 복원사업으로 추진중이다. 제주WCC에서 채택된 하논분화구 복원·보전 권고안의 정신을 살려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는데 IUCN 산하 위원회의 협력과 자문, 참여를 당부드린다.(이석창 부위원장)

=하논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추진하며, IUCN이 무엇을 자문할 것인지를 논의하는게 우선 중요하다. 이와 관련된 자료가 필요하다. IUCN 산하 위원회의 전문가를 선정해 자문컨설팅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IUCN은 현재 80여개 국가회원, 120여개 정부기관, 1000여개의 비정부기구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1만1000여명의 전문가가 6개 위원회에서 활동중이다. 줄리아 총장은 IUCN 산하 6개 위원회의 전문가를 선정해 하논분화구 프로젝트에 자문역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논범추위 관계자들이 지난 10일(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 인근 글랑 IUCN 본부에서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스위스 글랑=강시영기자

다음은 한라일보와의 인터뷰 요지.

▶제주의 관점에서 보면 제주총회에서 5가지가 결의안과 권고안으로 채택됐다. 세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드문 일이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특히 이와관련해 향후 세계환경보전을 위해 지방의 역할이 강화돼야 하고 IUCN과의 국제공조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내년부터 격년 주기로 제주에서 정례적으로 개최될 세계리더스보전포럼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위한 방안은.

=현재 IUCN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제주도 관계관이 파견돼 있다. 제주의제에 대해서도 단계별 후속조치를 위해 논의와 절차를 이행중에 있다. 이를위해 긴밀한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제주도의 협력과 참여에 감사드린다. (환경이슈와 관련해)범지구적 차원에서 보더라도 '로컬'이 주체가 돼야 한다. 환경정책은 궁극적으로 '사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IUCN과 제주도는 서로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시민'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제주도민들의 제안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WCC를 계기로 제주와 IUCN의 관계는 각별하다. 향후에도 멋진 파트너가 되기를 기대한다.

=IUCN도 제주도의 팬이다. 제가 세번 방문했고 엔리끄 국장은 열두번이나 제주를 찾았을 정도다. 저나 엔리끄 국장도 제주시민(명예도민)이다. 협력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제주도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다.

/스위스 글랑=강시영기자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이 제주도민과 한라일보 독자들을 위해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줄리아 총장은 이 메시지에서 2012제주WCC에 대한 황홀한 기억과 제주도민들의 환대, 그리고 IUCN 발의안의 지지와 협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위스 IUCN본부 곳곳 '작은 제주'
건물 내부에 대형 제주사진들 장식
제주의제 전문가 등 장기체류 연구
하논범추위 면담 일정도 각별 배려

지난 10일(한국시간)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과 하논분화구복원범국민추진위원회와의 면담, 그리고 한라일보와의 인터뷰는 당초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짧은 일정임에도 하루를 꼬박 걸려 IUCN 본부를 찾은 제주 방문단에 대한 환대의 의미와 더불어 제주 발의안 추진에 대한 감사의 뜻이기도 했다. 단일 의제 추진과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민간단체가 IUCN 본부를 찾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IUCN의 거대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줄리아 총장은 세계 각국 인사들과의 면담과 강연, 국제회의 참석 일정으로 늘 분주하다. 이날 면담도 자신의 휴가 일정까지 뒤로 미루는 등 제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 때문에 가능했다. 면담에는 IUCN 엔리끄 라만 총괄국장이 줄곧 배석했다. 엔리끄 국장은 제주 방문단을 IUCN 본부 입구에서 기다리며 환대했다. 그는 제주WCC를 위해 열두차례나 제주를 찾았던 인물이다. 줄리아 사무총장과 더불어 IUCN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논범추위 고충석 공동위원장과 이석창 부위원장이 제주전통 자기를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엔리끄 라만 총괄국장.

하논범추위와의 면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면담은 역대 IUCN 총장과 총재들의 사진이 걸린 미팅룸에서 열렸다. 하논범추위의 고충석 공동위원장과 이석창 부위원장은 면담이 끝난 뒤 줄리아 총장에게 제주에서 공수한 전통 항아리 자기를 선물했다.

IUCN 본부는 마치 작은 제주를 옮겨다 놓은 듯 했다. 제주WCC 총회를 기념하는 동판이 본부 건물 내에 자리잡고 있고, 건물 내부 벽면 곳곳에는 한라산과 일출봉, 주상절리 등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환경을 담은 대형사진들이 걸려 있다.

서영배 서울대 교수(IUCN한국위원장)와 정대연 제주 세계환경수도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IUCN 본부에서 한달 일정으로 공동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제주자치도 김양보 서기관은 IUCN 파견관으로 장기 파견 중이다. IUCN에서는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IUCN은 회원들이 주도해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의제 발의 주체도 회원이고, 결의된 의제 추진 주체도 회원이다. 사무국은 회원들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협력적 역할을 수행한다. 관련 전문가의 추천, 좋은 사례와 정보의 제공 등 사무국이 필요한 역할을 전개하고 있다.

5개 제주형 의제도 IUCN 사무국의 이런 역할을 중시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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