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여

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여
  • 입력 : 2013. 01.01(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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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소설가

어떤 것이 좋은 소설일까? 남다른 소재를 남다른 발성법으로 형상화한 것이 좋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응모작들은 양적으로 풍성했음에도, 그에 상응할 만한 질적 수준의 작품들은 극히 소수였다.

우선 소재 선택에서 실패하고 있다. 소재 선택이 일상이나 평범한 사건의 테두리를 못 벗어난 경우가 너무 많다. 이야기도 평범하고 말솜씨도 평범하다. 평범한 일상의 영역이 아닌 곳에서 소재를 구하려는 탐구의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물론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그것에서 새로운 의미, 새로운 해석을 발견해낸다면, 남다른 새로운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심사 대상 작품으로 '상엿집이 있던 자리'와 '305호'를 뽑았는데, 둘 다 꽤 높은 질적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서 얼핏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두 작품을 다시 정독하면서, 숙고한 끝에 전자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상엿집이 있던 자리'는 시종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추리 수법의 치밀한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야성적 성품의 두 사내가 벌이는 치열한 경쟁 모습이 볼 만한데, 특히 석기의 인물 형상화가 인상적이다. 당선을 축하한다.

비록 최종 선택에서 밀리긴 했지만,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능숙하게 처리하면서 애조 띤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305호'에게도 뜨거운 격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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