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제주감귤마라톤]화제의 참가팀

[2011제주감귤마라톤]화제의 참가팀
제주사랑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이 보여준 '아름다운 여정'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보여주고 싶었어요"

  • 입력 : 2011. 11.21(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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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시각장애인이 마라톤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또 이들의 도전에 제주농협이 함께 하면서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갔다.

20일 오전 제주종합경기장 '2011 제주감귤국제마라톤(제9회 한라마라톤)' 출발선상에는 도내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18명이 다른 마라토너와 함께 나란히 섰다.

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시각장애인들은 제주사랑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회장 강성화·41·시각장애1급) 소속 회원들이다. 또한 제주농협 지역본부(본부장 김상오) 직원들이 이들의 눈이 되어 5km 코스에 도전, 완주했다.

▲제주사랑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의 감귤마라톤 참가는 도내 시각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사진=특별취재팀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강 회장은 일반인도 힘들다는 풀코스를 19회 완주한 베테랑 마라토너이다. 20살때 녹내장으로 실명한 강 회장은 "시력을 잃은 뒤 마라톤이란 운동을 접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며 "감귤국제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한달전부터 회원들과 함께 달리기 연습을 했고, 지난 19일에는 마라톤클럽도 창립했는데 도내 시각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윤행진(42) 제주농협 지역본부 상호금융보험팀 과장은 "짝을 이뤄 함께 뛸 장애인이 시각장애 외에 청각장애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주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며 "이분의 눈이 돼 완주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고 밝혔다.

/김명선기자 nonamewind@ihalla.com

마라톤 풀코스 50회 완주한 이성천씨
"2011 제주감귤마라톤은 평생 잊지못할 무대"


"2011년 제주감귤국제마라톤은 내게 의미있는 대회다. 2000년 마라톤에 입문해 꼭 10년만에 풀코스(42.195km) 50회를 성공,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무대'로써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강한 성취감과 함께 인생의 길을 새삼 느꼈다. 그러한 이유에서 마라톤은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삶의 일부다."

20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만난 이성천(46·서귀포시 동홍동)씨는 이번 대회에 출전, 이날 50번째 풀코스에 도전했다.

▲이번 대회로 50번째 풀코스 완주를 기록한 이성천씨. 이씨가 소속된 서귀포마라톤클럽이 그의 도전을 축하하며 함께 동행했다. /사진=특별취재팀

현직 치과의사인 이씨는 마라톤에 입문한지 1년만에 풀코스에 도전한 이후 3회의 '서브쓰리(sub-three, 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를 성공했다. 최고 성적은 2006년 3월 작성한 2시간58분21초다.

이씨는 말한다. "처음에 비만과 고혈압 때문에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요즘은 철인3종경기에도 출전할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일주일에 3~4일 10km 가량을 뛰고 수영도 병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풀코스 100회 완주가 목표다. 개인기록을 더 단축하고 싶은 꿈도 있다. 오늘 성적은 3시간20분대 초반이지만 뛰는데는 더할나위 없이 환상적이었다."

한편 서귀포마라톤클럽은 이씨의 50회 풀코스 도전을 축하하며 대형 현수막을 경기장 입구에 내거는가 하면 이씨의 역주를 동행하며 완주하는데 힘을 보탰다.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제111회 보스턴마라톤 클럽
"세계 7대경관 달릴 수 있어 날아갈듯"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대회 미국 보스턴마라톤. 그 코스를 밟는 것만으로도 마라톤 동호인들은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전세계 마라톤 애호가들의 꿈의 무대인 이 곳에서 만난 인연을 간직해 2011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들이 있다.

4년 전 제111회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황기성(54·경기도 성남시)씨 등 50명은 이를 인연으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 이름도 그 의미를 담아 '제111회 보스턴마라톤 클럽'이다.

▲보스턴마라톤 참가를 인연으로 결성된 '제111회 보스턴마라톤'이 감귤마라톤에 참가했다. /사진=특별취재팀

'제111회 보스턴마라톤 클럽'의 황기성씨는 4년 전을 떠올리며 말했다. "대회 전날 비가 너무 많이 와 대회가 취소될 뻔 했지만 다음날 신기하게도 비바람이 약해져 무사히 대회가 치러질 수 있었다. 달려보지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에 시무룩하던 회원들이 뛸 수 있게돼서 신이 났는지 한명의 낙오없이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제주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는 처음 참가한 황씨는 "세계7대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에서 달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7대경관에 선정된 제주의 기운을 이어받아 클럽 회원 모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기혁 수습기자 ghmoon@ihalla.com

제주희망포럼의 희망레이스
"지역 발전과 봉사 위해 함께 달려요"


제주감귤산업 육성을 위해 시작해 올해 9회째를 맞은 2011 제주감귤국제마라톤에는 대회 위상에 걸맞게 지역산업 발전과 사회봉사 활동을 모토로 내걸고 활동하는 단체들의 참가가 이어졌다. 지난 6월 발대식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제주희망포럼(이사장 김용하)도 지역현안 해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회원들이 대거 참여해 희망의 레이스를 펼쳤다.

▲제주희망포럼은 지역 발전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140명의 회원 모두 대회에 참가했다. /사진=특별취재팀

김용하 이사장은 "제주도의 가장 기본적인 산업이 감귤산업인 만큼 감귤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며 "도민의 일원으로서 지역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감귤뿐만 아니라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희망포럼은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처녀 출전하면서도 모두 140여명의 회원이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청자 외에도 회원 100여명이 달림이들을 응원하고 감귤산업 육성 취지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대회장을 찾아 향후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머리와 생각이 아니라 가슴과 실천적 행동으로 도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안겨줄 봉사대가 되겠다"며 "이번 감귤마라톤대회 참여를 통해 봉사와 지역발전을 위한 회원들의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서부경찰서 형사 가족동반 출전
"가족과의 약속 지킬 수 있어 행복해요"


서부경찰서 형사들이 우여곡절 끝에 가족들과 함께 '2011 제주감귤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형사활동으로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 안타까워 했던 형사들은 감귤마라톤에 가족과 함께 참가해 화목한 시간을 계획했다.

그런데 최근 30대 살인미수 피고인이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해 대회 참가가 불투명해졌다. 제주지역 전 형사력이 동원된 상태였기 때문에 마라톤 행사에 참가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서부경찰서 형사들이 가족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해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사진=특별취재팀

하지만 제주경찰의 탁월한 공조수사로 사건 발생 3일만에 도주범을 검거했고 다행히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20일 대회에 참가한 김만수 서부서 형사지원팀장은 "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분 좋다"며 "날씨가 다소 쌀쌀하긴 하지만 가족간의 사랑과 직원간의 단합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갑작스런 사건으로 오지 못한 동료들 몫까지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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