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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법조계 "한라산 레이더 허가 제주특별법 위반"
道 "건설 불가 규정 있어도 이미 문화재청 허가 받아 문제 없어"
법률 전문가 "해석상 논란 있을땐 더 구체적인 규정 우선 적용"
'보전지역 기생화산 무선설비 설치할 수 없다' 조문이 더 구체적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1. 10.14. 14: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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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설치할 국가 레이더 시설인 제주남부 항공로 레이더의 건설 부지. 건설 예정지는 한라산 1100고지 인근 절대보전지역이자 기생화산인 삼형제큰오름 정상으로 법에는 기생화산에는 레이더와 같은 무선설비를 설치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제주남부 항공로 레이더 건축허가는 지난 4월 이미 난 상태로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이상민 기자

속보=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오름에선 레이더와 같은 무선설비를 건설할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오름 정상에 국가 레이더 시설 설치(본보 10월13일자 3면·10월 14일자 4면)를 허용한 제주도는 그 이유로 이미 문화재청의 허가가 이뤄진 점을 들었다. 건축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제주도의 주장엔 문제가 없을까. 법률전문가는 "말이 안된다"며 "제주도가 명백히 법을 위반했다"고 유권해석했다.

▶문화재청 허가 받았으니 문제 없다는 道=국토교통부의 제주남부 항공로 레이더가 건설되는 곳은 서귀포시 색달동 한라산 1100고지 인근 기생화산인 삼형제큰오름이다. 한라산국립공원에 포함된 이 오름은 절대보전지역과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각각 지정돼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따라 절대보전지역에서는 등산·산책로, 공원 등을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건축할 수 있다. 또 제주특별법은 절대보전지역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가 정한 행위'도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초점은 제주도가 조례를 지키며 레이더 건축을 허가했는지에 모아진다.

조례 제6조 5호는 절대보전지역에서 허가를 받고 건설할 수 있는 대상을 전파법에 따른 무선설비로 규정하면서도, 다만 보전지역 오름에선 설치할 수 없도록 했다.

또 6호는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를 활용하는 행위, 즉 개발 행위에 대해 도지사 또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도록 했다. 남부 항공로 레이더는 전파법 상 무선설비에, 삼형제큰오름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절대보전지역에 해당해 조례의 두 규정을 모두 적용 받는다.

국토부는 남부 항공로 레이더를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29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허가를, 올해 4월엔 제주도로부터 건축 행위 허가를 받았다.

건축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제주도 논리의 핵심은 문화재청의 허가가 나온 뒤 건축 행위 신청이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보전지역 오름에 대한 레이더 건설 불가 규정이 있더라도 이때부턴 이 규정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만든 논리이다. 제주도가 앞서 밝힌 해명처럼 건설 예정지가 오름인줄 몰랐다면 애초부터 보전지역 오름에 대한 레이더 건설 불가 규정을 검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명백한 법 위반"=법률 전문가는 제주도가 명백히 제주특별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강주영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법 내 조문을 해석하는데 논란이 있을때 법조계가 원용하는 법리는 어느 것이 (규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느냐이고, 구체적인 것에 (적용) 우선 순위를 둔다"며 "조례 5호엔 명확하게 보전지역 기생화산에 무선설비를 설치할 수 없다고 나와 있지만, 6호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건설 허가 대상을 두루뭉술하게 적고 있다. 따라서 레이더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구체적으로 나온 것을 우선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주도의 건축 허가는 제주특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조례에 심각한 오류가 더 있다고 했다. 그는 "제주특별법은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에서 조례가 정한 행위를 허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조례가 규정한 것들은 애초부터 원형 훼손이 동반된 행위"라면서 "조례부터가 특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특별법은 절대보전지역을 잘 보존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따라서 제주도는 건설 허가 대상이 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되면 개발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는 쪽으로 무게를 둬야한다. 그런데도 원형 훼손이 불가피한 레이더 건설을 허가했다니 제도의 취지를 어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레이더 건축 허가에 대한 법률 재검토에 착수했다. 제주도는 다음주까지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공사에 대해선 당장 중지를 요청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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