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넉달만에 또 수돗물 유충… 이럴 수 있나

[사설] 넉달만에 또 수돗물 유충… 이럴 수 있나
  • 입력 : 2021. 03.03(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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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의 먹는물 청정지역 제주가 넉달여만에 또다시 경악할 수돗물 유충사태를 맞았다. 작년과 같은 지역에서 동일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검출되면서,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느냐하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다.

다시 터진 수돗물 유충사태는 지난달 25일 보목동 한 가정집 수돗물서 나온 유충의심 개체 발견 신고로 비롯됐다. 크기 0.1㎜ 정도의 죽은 유충의심 개체는 모두 5마리였다. 도상하수도본부가 해당 가정집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강정정수장과 여과시설, 소화전 등에 대한 조사결과 모두 14곳에서 유충 의심 개체들을 발견해 충격을 줬다.

해당 유충의심 개체들은 국립생물자원연구소로 보내져 정밀조사중이지만 현재까지 원인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진입로 공사과정에 생겼던 송수관 파열로 꼽히고 있다. 상하수도본부측은 송수관 파열로 쓸려나온 돌과 자갈이 용흥가압장치(수압 높여 고지대로 물을 보내는 시설)의 정밀여과장치에 영향을 줘 이물질을 못걸러내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원인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먹는물의 송수관 파열소식을 사태 후에야 인지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평상시 시민들 먹는 물 공급의 중요성, 상수도 관리시스템의 ‘기본’을 너무 소홀히 해 왔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작년 10월에도 강정정수장 계통 수돗물에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면서 큰 소동을 벌였었다. 당시 도지사가 나서 공식 사과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헛구호’에 그친 셈이다. 도민들은 넉달여만에 재발한 현실에 충격을 넘어 분노한다. 도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물관리대책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 기존 노후시설 교체, 상수도 관리시스템 재점검에다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적정성까지 보다 엄밀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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