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즐겁게 울면서 본 드라마는 '산후조리원'이다. 최연소 상무이자 최고령 산모인 워킹맘 현진, 세 번째 아이를 출산한 소셜미디어의 셀러브리티인 퍼펙트맘 은정, 그리고 자발적 비혼모이자 모유 수유를 비롯한 '산모의 기본'들을 따르지 않는 마이웨이맘 루다까지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결과 합이 매력적이었다. 엄마라는 일과 나라는 꿈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성들의 연대는 슬프게도 웃기고 치열하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지난한 동시에 눈물 나게 감동적이었다. '나의 삶 속으로 자식이라는 타인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 그것은 어떤 드라마의 시작일까.' 이 드라마가 끝나고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엄마가 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 '당신의 부탁'은 32살의 여성 효진이 16살 종욱의 엄마가 되기를 부탁받고 선택하는 이야기다. 사별한 남편의 아들인 종욱이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고 효진은 고심 끝에 종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뭔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뭔가를 포기한다는 거야'라는 영화의 대사처럼 엄마가 된 효진의 삶은 종욱의 존재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내가 낳지 않은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사별한 남편의 자식과 매일을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빨래와 설거지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 이상의 책임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엄마가 있고 엄마는 서로에게 누군가가 되는 첫 번째 관계의 시작이기도 하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완벽한 엄마로 불리는 은정은 육아 휴직 대신 새로운 프로젝트를 택했다고 자책하는 워킹맘 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엄마는, 엄마를 선택한 모든 여성들의 위대한 두 번째 이름이다. 그리고 첫 번째 이름은 언제까지나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유리, 엄마에게 축하와 응원을 보낸다.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