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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최초, 가장, 독보적인 화첩"
세계유산본부·국립제주박물관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 세미나
"계화·실경산수화·풍속화 요소 갖춘 독창적 제주화의 전범"
"제주도 관아 건축 특징 담겨 향후 복원계획 수립에 중요 자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1.20. 23: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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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립제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와 재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종합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18세기 초 유학자이며 실학자인 이형상이 기획하고 김남길이 그린 '탐라순력도'는 '최초', '가장', '독보적'이라는 단어로 그 의미와 가치를 정리할 수 있다." 20일 제주도세계유산본부와 국립제주박물관 공동 주최로 열린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와 재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강영주 문화재청 제주공항 문화재감정위원은 이같이 말했다.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돼 유튜브로 중계된 이번 세미나는 조선시대 지방관의 순력을 그린 국내 유일의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가 지닌 가치를 다각적으로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도가 국보 승격을 추진하는 것에 맞춰 지도학적 특징, 역사적 가치만이 아니라 회화, 건축 등 여러 관점에서 그 가치를 연구하고 드러낸 자리였다.

이날 ''탐라순력도'의 화풍적 특징과 회화사적 가치'에 대해 발표한 강영주 감정위원은 "한국미술사에서 '탐라순력도'가 차지하는 위상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탐라순력도가 회화가 아닌 기록적 성격이 강한 지도로 분류되어 지도 학계의 연구가 선행되었으며, 이형상이 조선 시대 학문과 정치사에서 비중 있는 인물이었던 만큼 그가 남긴 다량의 저서와 함께 인문학과 역사학분야로 연구가 치중되었기 때문"이라며 그간 '탐라순력도'의 연구 공백이었던 예술성과 회화적 성격을 읽었다.

강영주 감정위원은 먼저 '탐라순력도'가 이형상이 왕의 대리자로 민심을 수습하고 왕의 선정을 강조하기 위해 순력을 시행하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음을 정리하여 보여주기 위해 제작한 '회화식 지도'이자 순력과 기타 행사를 기록화한 공리적인 '회화식 업무 보고서'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배경 아래 탄생한 순력도에는 ▷각종 성곽과 건축물 등을 자로 잰 듯이 반듯하게 그린 계화적 요소 ▷산과 해안, 폭포, 동굴, 과원 등을 사실적으로 그린 실경산수화적 요소 ▷순력행사나 사냥, 각종 시험과 탐승, 양로연 등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드러나는 풍속화적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남길이 어떤 인물이었을지도 들여다봤다. 그는 김남길이 그린 '탐라순력도'를 1권의 화첩이 아닌, 41폭의 작품으로 보고 작가 김남길은 제주목에 소속된 '화아장(畵兒匠)'으로 그림 실력이 가장 뛰어난 화공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순력도의 주제 선정을 비롯해 각 소재의 선택적 화면 구성과 시원한 여백, 숙달된 필치, 채색, 정돈된 형태감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르고 양식화되어 김남길이 제주지역의 풍광을 그린 산수화류가 많았을 것으로 봤다.

그는 "'탐라순력도'는 제작자와 화가, 제작 시기 등이 명확한 조선시대 최고의 기록화이고 숙종대 제주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지방화원의 독보적인 제주박물화첩"이라며 "제주의 전통적인 조형미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제주화의 전범"으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역사성, 학술성, 예술성, 희귀성을 모두 갖춘 국보급 화첩이므로, 반드시 재평가되어 그 가치가 상향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석하 제주국제대 건축학과 교수는 '탐라순력도' 중 성곽 안의 시설물에 나타난 27개의 그림을 통해 3읍성과 9진성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기록보관소 소장 지적원도(1914), 현 지적도, 발굴조사보고서 등을 참조했다.

신 교수는 ''탐라순력도'를 통해 본 3성 9진의 시설물 고찰' 발표에서 "'탐라순력도'에 표현된 제주목의 동문은 합각지붕, 남문과 서문은 맞배지붕으로 구성되어 있어 제주 동문이 다른 문에 비해 격이 높다는 것에 주목했다. 신 교수는 "특이하게 동향인 동문을 주 성문으로 삼은 이유는 제주목 동선으로는 한반도와 연결되는 화북포와 조천포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제주목은 읍치 공간구성의 계획원리를 지키면 서 제주도의 행정, 방어의 여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또한 "'탐라순력도'에 표현된 관아건물은 객사, 동헌과 주요 건물, 사창, 병영군 등 여러 건물의 성격과 용도, 건축형식을 알 수 있도록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며 "건축 구조, 창호의 설치 방법과 짜임새, 난간의 구조, 계단설치 방법, 출입문, 담장 등 제주도 관아 건축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향후 제주도 관아건물의 복원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탐라순력도'의 지도학적 특징과 의의'(오상학 제주대 교수), '18세기 초 제주 사회와 '탐라순력도'의 역사적 가치'(김동전 제주대 교수),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와 활용 방향'(이광표 서원대 교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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