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행세하며 장애인 수개월 집단 폭행 일당 검거

조폭 행세하며 장애인 수개월 집단 폭행 일당 검거
피의자 11명 중 5명 구속 6명 불구속 입건
조폭 방불 감금 폭행뒤 벤치에 버리고 도망가
  • 입력 : 2020. 07.13(월) 15:2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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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조직폭력배를 행세하며 지적장애인을 수개월간 집단 폭행한 일당이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적장애인 7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 등(공동상해·협박·공갈·갈취 등)으로 고모(27)씨와 박모(37)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4일까지 제주시내 놀이터와 공원 등에서 10~20대의 지적장애인 7명을 10여 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피의자들은 주로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인근에서 만난 지적장애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의 범행은 조폭을 방불케 했다.

 피해 장애인들에게 자신들 패거리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며 서로 싸움을 붙이는가 하면, 말을 잘 듣지 않거나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장애인 피해자를 4시간 가량 차량에 감금하고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무차별 폭행으로 기절한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그대로 공원 벤치에 버려두고 도망갔다.

또 밤에 한라산 공동묘지로 피해 장애인들을 끌고가 "산에 묻어버리겠다"고 하거나, 경찰 조사를 받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신고하면 죽여버린다"고 말하는 등 협박했다.

 피의자 11명 중 5명은 피해자들처럼 지적장애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중 일부는 피해자들과 같은 시기에 특수학교를 다닌 사이"라며 "피해자를 전화로 불러낸 뒤 CC(폐쇄회로)TV가 없는 인적이 드문 장소로 끌고가 폭행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수차례 폭행을 당했지만 자신들과 같이 어울려준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 일부가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지만 막상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땐 "아무 일 없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시청 인근에서 장애인을 상대로 한 집단 폭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없도록 신변 보호 조치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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