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코로나 파고' 넘어 MLB 갈 수 있을까

양현종 '코로나 파고' 넘어 MLB 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문제로 급변한 스카우트 환경…MLB 구단들은 허리띠 졸라매기
  • 입력 : 2020. 06.02(화) 08:4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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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32)은 계획대로 꿈의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대다수 스카우트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스카우트들이 양현종 이름 옆에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그의 기량 문제 때문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메이저리그 내부 문제 때문이다.

 스카우트들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양현종, 김하성(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덕수고) 등 미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프로·아마추어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문제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재정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각 구단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많게는 수십 명의 마이너리그 선수를 방출했고, 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프런트 직원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몇몇 구단은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거나 정리해고에 들어갔다.

 선수 영입 파트 상황도 심각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지난해 40라운드까지 진행했던 신인드래프트를 5라운드로 축소하기로 했다.

 선수 계약금을 줄여 지출을 막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형국에 해외 선수 영입은 당연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메이저리그 한 구단의 동북아 담당 스카우트 A씨는 "최근 수 개 구단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들이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양현종 등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들의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않고 있다.

 현재 KBO리그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고 있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다.

 이달 개시하는 고교야구도 마찬가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국내 구단 스카우트 출입을 허가하기로 했지만, 해외구단 스카우트들의 출입은 제한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형평성 문제가 있지만, 해외 스카우트들은 신원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사실상 휴업 중이다. 인맥을 동원해 선수의 몸 상태 등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고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미국 중부권 구단 스카우트 B씨는 "사실 양현종 등 해외 진출을 선언한 대다수 선수의 기량 체크는 어느 정도 끝났고, 구단에 충분히 보고한 상태"라며 "해외 선수영입 예산도 1~2년 전에 확정된 상태라 재정 문제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스카우트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구단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또 다른 구단 스카우트 C씨 역시 의견은 비슷했다. 그는 "양현종 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선 일단 올 시즌 메이저리그가 개막하는 게 중요하다"며 "리그가시작하고, 내년 시즌을 어떻게 꾸릴지 큰 틀이라도 나와야 한다. 그래야 구단들은 해외 시장과 선수 영입에 눈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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