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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여야 원내대표 웃으며 헤어졌지만…
위안부·공수처·추경 '전방위 탐색전'…협치 첫발 의의
원전까지 전방위 논의…문대통령 "추가 건설 불필요"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05.29. 07: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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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청와대 오찬 회동을 통해 21대 국회 협치의 출발을 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무려 566일만에 이뤄진 대통령과 여야 원내수장의 회동에 기대감도 부풀어 올랐으나 결과적으로 핵심 현안들에 대해 뾰족한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대신 회동에서는 윤미향 당선인 논란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추가경정예산 등 확장재정 기조, 탈원전 정책 등을 두고 전방위적인 '탐색전'이 벌어졌다.

웃으며 만나 156분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지만 일단 이번에는 서로의 의견차를 확인한 채 앞으로의 협력을 위한 '상견례'를 가졌다는 데 의의를 두게 된 모양새다.

◇ 위안부 문제 테이블에…윤미향 논란 우회 언급

애초 이번 회동에서는 민주당 윤미향 당선인 논란 등 정치 이슈보다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제대책에 대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가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면서 자연스럽게 윤 당선인 논란 역시 우회적으로 거론됐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지난 정권의 위안부 합의를 무력화하면서 위헌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보상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윤미향 사태'가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피해자들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못해 문제해결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의기억연대나 윤 당선인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대신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국민통합을 말했고, 대통령의 '통'자도 통합을 의미한다. 국민통합에 나서 달라"며 "공정과 법치주의가 요체다. 적폐청산에 있어 상대방에 가혹하게 하고 내 편에 관대하게 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제가 사면을 얘기하진 않았지만, 국민통합의 취지를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과거 민주화 대 독재의 대결 구도는 끝난 지 오래"라며 "적대감이나 '상대가 타도 대상'이라는 생각을 벗어나 이제 한 페이지씩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답했다.

◇ 문대통령 "공수처 7월 출범"…주호영 "특별감찰관 있어야"

공수처와 개혁법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7월 출범해야 한다"며 "국회를 열어 공수처법의 시행을 위한 공수처장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등 후속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다"고 했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과 우리 당은 검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수처를 설치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패스트트랙 과정에서도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지금 와서 처리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야당이 추천하는 공수처장 추천위원 2명은 비토권(거부권)을 준 것이기 때문에 이 두 명이 반대한다면 공수처장을 마음대로 임명할 수 없다"고 했고, 이에 문 대통령과 김 원내대표도 동의했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는 나아가 "특별감찰관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공수처와 특별감찰관 기능이 중복될 우려가 있다"며 "두 기능을 동시에 두면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할지를 양당이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특별감찰관제도는 공수처가 합의되지 않아서 만든 것"이라며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가 측근도 대상인데 검찰 견제수단으로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원래 뜻은 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막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 3차 추경·확장재정 온도차…규제혁신·리쇼어링 '한목소리'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3차 추경 협조를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도 상생과 협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야당을 진정한 국정의 동반자로 생각한다면 저희도 적극 돕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3번이나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을 국민이 납득하려면 재원대책을 국민이 소상히 알아야 한다"며 "큰 그림을 보여달라"면서 자세한 추경 내용 설명을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가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40%를 넘어서면 어렵다는 주장을 문 대통령도 과거에 한 적이 있지 않나"라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은 중요하다"면서도 "당국은 건전성에 보수적 관점을 갖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조차 왜 확장재정을 하지 않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확장재정을 통해 2분기나 3분기에는 'U자 경제회복'은 아니더라도 아래가 좁은 'V자형 경제회복'을 하기를 바란다는 언급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회가 회기 마치기 직전에야 부랴부랴 기한 마지막 날 12시에 예산을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이번에는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규제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주 원내대표가 리쇼어링(해외공장의 국내 복귀)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자, 문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스마트시티 등으로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 고용보험·탈원전까지 전방위 토론…"자주 만나자"

회동에서는 고용보험 확대 문제나 탈원전 이슈까지 전방위적 현안을 망라하는 토론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우선 예술인까지 고용보험을 확대하는 법안에 대해 "예술인만 통과된 것이 아쉽다. 진짜 어려운 것은 자영업자인데, 소득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시행 기간을 1년 뒤로 늦췄는데, 6개월로 당겨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정부 부처가 준비하는 데 1년이 걸린다고 해서 했던 것이지, 우리가 일부러 늦춘 게 아니다"라며 "언론에 마치 우리가 늦추는 것처럼 나와 저희가 불편하다"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고용보험만 확장되고 고용 유연성이 확대되지 않으면 리쇼어링도 불가능하고 기업의 활성화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 유연성은 경사노위 외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진행하는 목요대화에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문제를 거론하며 "원전 건설 생태계가 깨지면 외국에 수출하는데도 지장이 있다"며 "계약회사와 지역의 어려움을 고려하고, 에너지 전환정책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공사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에너지 수요가 더 늘지 않고 있고 전기 비축률이 30%를 넘는 상황이라 추가 원전 건설이 불필요하다"며 "계약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어려움에 관해서는 피해가 없도록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정무장관 신설, 안보이슈, 국회 원구성 문제, 이천 화재참사 후속조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며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별도로 도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0대 국회의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대신하는 '협치 플랫폼'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 역시 "자주 만나자"는 공감대를 이루는 정도로만 얘기가 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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