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날… 학교 현장 '고군분투'

온라인 개학 첫날… 학교 현장 '고군분투'
중3·고3 온라인 개학에 학교마다 시간표 따라 수업 진행
교사들 텅 빈 교실서 수업하며 학생과 화면으로 '첫 인사'
학생도 '적응기' … 교사와의 소통·수업 효과 등선 아쉬움
  • 입력 : 2020. 04.09(목) 18:29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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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제주제일고 3학년 교실에서 한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이상국기자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중·고등학교 3학년이 오늘(9일) 맨 먼저 등교 없이 새 학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갑자기 주어진 온라인 개학을 숨 가쁘게 준비해 왔던 학교 현장에선 혼란을 줄이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9일 제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6반 교실. 오전 10시10분, 3교시 종소리가 울리자 송인혜 교사가 수업에 나섰다. 교실은 학생을 맞지 못해 텅 비었지만 송 교사는 두 개의 모니터를 앞에 두고 마이크가 달린 헤드폰을 쓴 채 첫 수업을 시작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얼굴을 마주하는 대신 목소리와 실시간 댓글로 첫인사를 나눴다.

온라인 개학 첫날인 만큼 돌발상황도 잦았다. 송 교사는 "온라인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구글 미트(Google Meet)'로 수업을 했는데 미리 준비한 영상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다"며 "처음이어서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게 난감했지만 익숙해지면 나아질 거라 본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EBS 온라인 클래스' 등의 이용자가 늘며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옮겨갔지만 수업은 교실에서처럼 시간표대로 이어졌다. 제주제일고의 3학년 시간표는 오전 8시 학급조회를 시작으로 오후 4시 종례를 마칠 때까지 7교시로 채워졌다. 담당 과목 교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화면 속에서 학생들을 만났지만, 온라인 수업의 현실적 한계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문홍철 제주제일고 교장은 "원격 수업은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학습 진도를 나갈 수 있지만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고, 중간중간 여유를 줄 수 있는 수업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컬 격차'로 인한 수업의 질 차이, 인성교육의 어려움 등도 고민거리다. 양혜숙 제주제일고 교사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려 해도 가정과 학교의 여건에 따라 교육 환경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학교에선 학습만이 아닌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하는 게 중요한데 온라인에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에 없던 온라인 개학에 학생들도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낯선 플랫폼을 익히는 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교사와의 소통, 수업 효과 면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귀포고의 한 3학년 학생은 "학교 수업과 달리 궁금한 점을 바로 묻고 답을 구하거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고, 한라중의 또 다른 3학년 학생은 "원격 수업에서 한 번 배운 내용으로 중간고사를 치러야 한다고 하니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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