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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주출신 적명 스님 유고집
“들꽃에 팔려 벼랑 구를까 두렵노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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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수좌였던 제주출신 적명 스님은 생전에 치열한 수행의 길을 몸소 실천했다. 불광출판사에서 제공한 사진이다.

일기 70편·짧은 법문 모아
60여 년 선수행 몰두한 수좌

번민 한편에 치열한 수행자


'있는 것 어느 하나 허상 아님이 있던가? 조그만 들꽃에 팔려 벼랑을 구를까 두렵노라. 오(悟)와 미(迷)가 무슨 상관이던가. 오직 뚫린 한길이려니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지어다.' 1982년 1월 18일 시처럼 쓰여진 '한길'중 일부다. 들꽃에 팔려 벼랑을 구를까 염려하는 그의 모습에서 매일같이 행동 하나, 생각 하나에도 의지의 칼날을 세우고 빈틈 하나 허락하지 않았을 자기성찰의 시간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출가 60여 년동안 선(禪) 수행에 몰두하며 오직 수좌로서 살다 간 봉암사 적명(寂明) 스님(1939~2019). 지난해 12월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에 황망했을 이들을 위해 스님의 구도 여정을 엿볼 수 있는 책 한권이 묶였다. 스님의 일기와 법문 등을 모은 유고집 '수좌 적명'이다.

제주가 고향인 적명 스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돼 산에 들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지만 신체검사에서 어이없이 떨어졌고 낙방에 대한 오기로 재수 준비에 한창이던 어느날 어린 나이에도 한문에 능하고 불교와 도교에도 깊이를 지닌 한 친구를 만난다. 부처가 말씀한 진리만 알면 모든 것을 다 알게 된다는 친구의 말이 스님의 가슴에 파고들었고 결국 그것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스님은 평생 선방 어른을 위한 대우를 마다하고 수좌로 남기를 고집했다. 일반 대중을 위한 법석(法席)에도 잘 앉지 않았다. '중이 중다워지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일 밖에 없다고 여겼던 스님의 언행을 떠올리게 된다.

유고집에 담긴 일기는 70편에 이른다. 1980년부터 2008년까지 30년 가까이 써온 일기에서 가려냈다. 거기엔 번민하는 평범한 인간의 한편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치열한 수행자가 있다. 선방에서 수행자들에게 전했던 짧은 법문에선 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을 들려준다. 1989년 월간 '해인'지에 실렸던 인터뷰, 법인 스님의 추모글도 덧붙였다. 불광출판사. 1만4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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