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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수시로 말 바꾸는 日에 "정직하라" 일침
과거사 반성 없는 태도·경제보복 합리화에 '변명 말라' 지적
"한국도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아픈 부분 언급하며 진정성 어필
"日 보복이 경제 가야 할 방향 보여줬다" 내부 결속 다지기도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9. 08.29. 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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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사 반성을 외면한 채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강행한 일본에 "정직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한일 간 신뢰를 훼손하며 잇따라 경제보복 조치를 취한 일본이 도리어 한국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적반하장'을 보이자 모든 사태의 원인은 일본의 솔직하지 못한 태도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하고자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일본은 정직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경제 보복의 이유를 정직하게 밝히지 않은 채 수시로 말을 바꾸며 이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어떻게 변명하든 과거사를 경제 문제와 연계한 것이 분명한데도 (이를 부정하는 것은) 대단히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그 대응조치로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정직'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정직'이라는 가치를 내세운 것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행태와 최근 경제보복 조치를 관통하는 일본의 근본적인 문제는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일 관계에서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문제를 해결하되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일관되게 천명해 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한국인 강제징용 등에 진정한 반성이 없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지속했고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는 최대 걸림돌이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과거사 문제에 솔직하지 못한 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미래지향적 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정직'의 가치를 내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하는 등 지속해서 일종의 '도발'을 멈추지 않는 것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도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는 말로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일본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부끄러운 역사'가 무엇인지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한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 당시 빚어진 민간인 희생 등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나온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 불행한 역사에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정 사건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뇌리에 '상흔'으로 남아있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 등의 문제를 암시하며 우회적으로나마 사과로 해석될 수 있는 유감 표명을 한 것은 일본의 태도와는 분명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정직'을 언급한 또 다른 배경에는 경제보복 조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보인 일본의 '말 바꾸기'가 신뢰를 저버린 행태라는 판단도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본이 통관 절차에 간소화혜택을 주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한 것을 두고 이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차장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당초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양국 신뢰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는 우리의 수출허가 제도상의 문제가 일본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일본은 애초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이 북한에 불법으로 전략물자를 유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으나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 따르면 전략물자관리수준에서 한국은 17위, 일본은 36위였다.

 이렇듯 근거가 취약한 일본의 논리가 과거사는 물론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협력에도 걸림돌이 되는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더욱 근본적인 태도 변화의 중요성을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편 내부적으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전열을 정비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강한 경제'로 가기 위한 의지를 담았다고 말하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이 아니더라도 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방향이었고,일본의 보복은 그 방향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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