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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성평등 문화가 깃든다
[제주에 성평등 문화가 깃든다] (9)제주도내 민간 확산 해법 모색
"성역할 이슈 논의 양지화 위해 젊은세대가 나서야"
이소진 기자 sj@ihalla.com
입력 : 2019. 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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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성평등 문화 확산의 기준을 체감도로 한다면 출발선을 갓 넘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있고 성평등 논의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시도하는 과정에 놓여 있지만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평가다.

아빠, 엄마의 육아 보조자 아닌 주체자로

지난 6월 29일 제주 최초 아빠들의 모임인 '제주 100인의 아빠단(이하 아빠단)' 1기가 발족했다.

아빠단은 가정내 육아 역할에서 '엄마의 보조자'가 아닌 주체자로서 활동하려는 아빠들의 모임이다. 가정에서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3세에서 7세 사이의 자녀를 둔 제주 아빠들이 모였으며 활동기간은 5개월이다. 매주 월요일 주어진 육아 미션을 자녀들과 함께 진행하고, 미션 결과를 커뮤니티(cafe.naver.com/motherplusall)에 게시해 공유하고 있다.

박준형씨 가족

7살·5살 아들과 2살 막내딸을 둔 박준형씨는 "아내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와의 유대감은 엄마가 아빠보다 클 것"이라며 "10개월을 몸에 품었고 태어난 후에는 모유를 먹으며 자라기 때문"이라며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씨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직업상 육아휴직이 자유롭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나와 같은 환경이 아닌 '아빠'들이 많은 것을 안다. 회사나 개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국가적으로 보장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영롱씨 가족

6살 아들, 4살 딸과 아빠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임영롱씨는 "아이들과 놀며 아이들이 느끼는 이상의 행복을 느낀다"며 말했다.

그는 "아빠단 활동 후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하는 육아'가 됐다"며 "미션을 기다리면서 아이들과의 관계가 더 좋아졌다. 아이들과 같이 '성장하는 아빠'가 된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집에서 아빠는 무관심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스갯소리였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맞벌이 가정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가정 파괴 주범이 될 것"이라고 아빠들의 주체적 참여를 독려했다.

청년과 함께 성평등 사회 쌓기

제주에는 청년 주도의 성평등 네트워크가 있다. 바로 제주청년협동조합과 제주여민회 2030위원회가 함께 활동하는 '젠더 가로지르기'다.

앞 글자를 따서 일명 '젠가'로 불리는 이 커뮤니티는 '성 고정관념을 깨부숴 가부장제·남성중심 사회를 무너뜨리고 성평등 사회를 쌓는다'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박건도 조합 이사장, 현우식 사무국장, 이민경 교육문화팀장

의정모니터링 등 정책참여단 활동을 비롯해 네트워킹 모임 등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동거를 주제로 한 청년들의 생활·경제·관계 이야기를 논의하는 등 다양한 여성·청년 관점의 의제들을 풀어내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젠가 활동은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한 프로젝트다. 지난 7월 31일 첫선을 보인 후 지난 14일 두번째 영상을 업로드 했다.

보드게임인 젠가 놀이를 하면서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젊은 세대엔 친숙한 동영상 콘텐츠다. '애인에게 외모 지적을 받아본 적 있나'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청년들의 성평등 고민을 비롯해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는 페미니즘 악플 읽기 등의 콘텐츠가 진행됐다.

이민경 제주청년협동조합 교육문화팀장은 "어렸을 때 마을 행사의 중심은 남성이었고 여성은 보조적인 역할이었다"며 "제주는 강인한 여성 이미지가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지속적인 성평등 논의와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분명한 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동영상 댓글에는 페미니즘 논의를 불편해 하는 악플이 상당수다.

박건도 조합 이사장은 성평등 이슈를 놓고도 청년세대 간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평등 지지 세력과 반대 또는 혐오 세력은 모두 내 친구, 친척들"이라며 "그래서 갈등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해일이 밀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어야 하느냐는 정치인의 유명 발언이 있었다. 선거기간이 다가오면서 당내 이슈가 성폭력 이슈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라며 "하지만 성평등 이슈는 해일이 맞다. 이제는 시대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우식 사무국장은 "청년이 잘할 수 있는 논의 중 하나가 성평등"이라며 "성인지 감수성이나 관점 등의 면에서 기성세대보다 잘 풀어낼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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