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식물 '피뿌리풀' 자생지 '사라질 위기'

멸종위기식물 '피뿌리풀' 자생지 '사라질 위기'
산림청, 자연적 번식 어려워…오름 일대 자생지 1곳 남아
  • 입력 : 2019. 07.11(목) 15:29
  • 이소진 기자 sj@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약 750년의 자생역사를 가진 '멸종위기식물' 피뿌리풀 자생지가 제주도에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복원연구 추진이 시급할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제주도 오름에 자라는 피뿌리풀의 자생지가 오름 1곳에 2개체만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맡아 최근 2년간 제주시 동부지역 오름 7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2개체는 약 500m의 거리를 두고 자라고 있었으며, 이들 개체에서 약 20여개의 꽃송이가 핀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결실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피뿌리풀이 같은 개체의 꽃 사이에서는 꽃가루를 주고받지 않는 종이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자연적인 종의 회복이나 확산은 극히 어려우며, 종의 보호와 복원 조치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연구소 최병기 박사는 "연구소 종자저온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종자를 이용한 파종연구와 조직배양을 통한 증식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제주 고유의 오름 경관식물인 피뿌리풀의 보존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피뿌리풀은 주로 몽골, 중국 북부, 러시아의 초원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동부지역의 오름에 드물게 분포하고 있다.

최근 자생지 개체수가 급감해 산림청 극심멸종위기식물, 환경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종으로 지정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도내에서 자라는 피뿌리풀은 고려 말 원나라가 1274년부터 100년간 제주도를 지배하면서 제주도 동부산간지역에 말을 방목하고 군마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말방목과 더불어 제주도 초지의 고유한 경관을 구성하는 종으로 존재해 왔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96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