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도립예술단 신설 공약 어디쯤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도립예술단 신설 공약 어디쯤
민선 7기 도립극단·국악단 설치 하나 마나
  • 입력 : 2019. 06.04(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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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당시 90억 국악단 공약
도립극단은 별도 예산 미제시
당선 후 두 예술단 합쳐 33억
용역 심의 후 비용 반영 안돼
국악인들은 창단 촉구 결의문


지난 1일 제주시 삼양동 한라마을도서관. 이곳에 제주지역 국악인들이 모여들었다. 제주도정이 공약한 제주도립국악단 창단을 촉구하기 위한 결의대회 자리였다. 이들은 국악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균형있는 문화정책을 펴려면 도립국악단이 세워져야 한다는 입장을 모았다.

도립국악단 창단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공약으로 내걸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원 지사는 도립극단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두 예술단 설립은 당선 후 민선 7기 제주도정 문화 분야 공약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역 연극인들은 여태껏 도립극단 창단 촉구 목소리를 밖으로 꺼내놓진 않았지만 타당성 용역 등 진전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도립국악단을 바라는 국악인들과 다르지 않다.

▶현행 5개 예술단 1년에 135억원 쓰여=제주도내 공립(도립)예술단은 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제주도립무용단, 서귀포관악단, 서귀포합창단 5곳이 있다. 이들 5개 예술단에 들어가는 예산은 지난해 기준 인건비를 포함 135억1700만원 규모다. 한 해 150억원 가까이 예술단에 투입되면서 그동안 도립예술단 신설은 섣불리 거론되지 않았다. 새로 도립예술단이 설치되면 현행 예산과 맞먹는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탓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도정의 도립국악단과 도립극단 공약은 문화계의 주목을 끌었다.

두 예술단에 투입될 비용은 선거 전후 발표 내용에 큰 차이가 난다. 도립국악단의 경우 선거 기간에 원 지사 측이 제시한 창단 비용은 인건비와 지원비 등 50억~60억원, 악기 구입비 30억원 등을 합쳐 80억~90억원에 이른다. 비슷한 시기 도립극단 공약은 별도로 예산을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 후 민선 7기 공약집에서는 관련 예산이 확 줄었다. 일자리 창출 신규 사업으로 분류해 도립국악단·도립극단 두 예술단을 묶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33억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민원 제기에 예술단 만들 일 아냐"=두 예술단 신설은 일단 출발점에 서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의 '도립국악단 및 도립극단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설립 타당성 용역을 위한 예산이 잡히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제주도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제주도 문화정책과는 오는 7월 2차 추경을 통해 두 예술단 연구 용역비로 9000만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예산안에 올라갈지는 미지수다.

이런 현실에서 제주도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존 5개 도립예술단에 대한 활성화와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제주도가 최종 용역 결과를 도립예술단 조례 등에 반영할 계획으로 지난 4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어서 신설 예술단 추진 여부도 해당 작업이 마무리돼야 거론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제주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민원에 따라 도립예술단을 새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라며 "용역비를 반영시켜 두 예술단에 대한 설립 타당성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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