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향악단 말러 선곡 서울 교향악축제 등 참가
'라 트라비아타'서 '이중섭'까지 오페라 공연 꾸준
관악제 인연 대만·유럽 찾아 제주문화·관악 홍보
제주의 봄 무대엔 제주의 4월을 기리는 선율이 잇따랐다. 여름에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든 금빛 화음이 제주 곳곳에 퍼졌다. 한국 오페라의 탄생을 기념하는 무대가 제주에서 펼쳐진 점도 주목을 끌었다.
▶다른 빛깔 레퀴엠 공연장 곳곳에=올해 제주 음악계는 제주4·3 70주년을 추념하는 활동이 활발했다. 정인혁씨가 지휘하는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은 30년을 맞은 교향악축제 참가를 전후해 4월의 비극을 달래듯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선곡해 도내외를 누볐다. 연주 여정은 지난 4월 제주아트센터를 출발해 서귀포예술의전당, 경기 용인포은아트홀,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졌다.
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과 서귀포관악단도 같은 달 모차르트의 '레퀴엠'으로 4·3 평화음악회를 펼쳤다. 제주도문화진흥원은 국립합창단을 초청해 베르디 '레퀴엠'을 문예회관 무대에 올렸고 서귀포예술의전당도 4·3 70주년 기념 희망음악회를 기획 공연했다.
4·3음악회에 앞서 제주 봄 무대를 연 작품은 오페라였다. 지난 3월 한국오페라 70주년 기념으로 제주출신 소프라노 강혜명, 바리톤 김승철이 주연을 맡은 '라 트라비아타-동백꽃 여인'이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8월엔 태풍의 영향으로 축소 진행되긴 했지만 서귀포예술의전당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이 열렸고 9월엔 서귀포시가 대표 문화콘텐츠로 키워가고 있는 창작오페레타 '이중섭'이 관객들과 만났다. 소프라노 오능희가 이끄는 제주오페라연구소는 지난달 푸치니의 '토스카'를 선보였다. 성악앙상블인 라 루체 앙상블은 지난 8월 10주년 정기연주회로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제주 버전으로 풀어냈다.
▶음악 분야 도립예술단 희비 엇갈려=제주국제관악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독일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 등 스타를 초청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8월 공연장을 채웠다. 관악·타악콩쿠르는 유포니움·튜바 부문에서 1위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또 한번 신예를 탄생시켰다. 23주년을 맞은 이번 관악제는 문예회관 등 실내 공연장의 청중 발길이 늘었지만 유료 연주회 도입, 조직위 별도 공간 확보, 관람 문화 제고 등 과제를 남겼다.
관악제를 인연으로 교류 무대도 늘었다. 10월엔 고산·대평리 해녀들이 유럽 무대를 밟았고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은 이달 대만 차이 국제관악제에 참가했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19~22일 미국 시카고를 찾아 관악제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관악제가 매개인 만큼 향후 관악단끼리 교류 연주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윈드앙상블 김우신 지휘자, 홍정호 한국관악협회제주도지회장은 지난 1월 한국관악협회가 주는 대한민국관악상을 받았다.
제주도립제주합창단은 지휘자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현재진행형이다.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은 전임 지휘자 임기 만료 후 지난달 새 지휘자 선발을 마치고 내달 초 위촉식을 갖는다.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은 대극장을 둔 제주아트센터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한국합창총연합회 제주도회는 이달 초 '제주야 바다야' 등 제주 소재 창작곡으로 합창 축제를 열었다. 용연선상음악회, 우도동굴음악회, 숲속 힐링 콘서트 등 무대의 개념을 확장한 음악회도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