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리 방화사건' 현장 오라동 4·3길 개통

'오라리 방화사건' 현장 오라동 4·3길 개통
원 지사 "평화·인권 교육의 장으로 조성"
  • 입력 : 2018. 07.28(토) 13:19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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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사건인 '오라리 방화사건'의 현장에 오라동 4·3길이 개통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에 대한 역사교육과 현장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섯 번째로 조성된 오라동 4·3길 개통식을 28일 오전 10시 오라동 연미마을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개통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이승아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 박연호 오라동 주민자치위원장, 양임성 연미마을회장,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과 4·3유족,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풍물놀이와 시낭송, 합창공연의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경과보고와 인사말씀, 축사, 개통선언, 길트기공연, 4·3길 걷기 순으로 진행됐다.

 원희룡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4·3이 비극으로 이어진 결정적 사건인 '오라리 방화사건'의 그 장소"라며 "어우늘과 선달뱅듸 등 아름다운 풍경에 서린 제주4·3의 사연과 정신을 기리면서 전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 중요한 코스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또 "4·3 70주년을 계기로 4·3의 역사를 묻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4·3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오라동 4·3길이 4·3의 역사와 진실, 교훈과 가치를 올곧게 전하는 평화와 인권교육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주 4·3이 가야할 길이 정말 멀지만 있는 힘을 양껏 모은다면 그 길은 빨라질 수도 있다"면서 "전국화, 세계화로 새 출발하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오라동 4·3길은 올해 2월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오라동 마을 관계자, 4·3 전문가 등과 수차례 현장 답사를 통해 2개 코스에 총 12㎞로 조성됐다. 1코스는 총 6.5㎞로 연미 마을회관을 시점으로 조설대·어우늘·월정사 등을 탐방하는 코스로 구성됐으며, 2코스는 총 5.5㎞로 연미 마을회관·오라지석묘·고지레·선달뱅듸 등을 탐방하는 코스이다.

 특히 오라동은 4·3 초기부터 다양한 사건들로 유독 피해가 많은 지역이다. 1948년 5월 1일 오라리 연미 마을에서 우익 청년단원에 의해 발생한 '오라리 방화 사건'으로 마을 가옥들은 전소됐으며, 4·3 사건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무장대와 국방 경비대가 전투 중지를 합의했던 평화협상이 결렬되고 강경 진압 작전을 펼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제주시 도심권역에 위치한 오라동 4·3길은 지리적인 접근성과 역사적인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탐방객 방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4·3길은 2015년 동광마을, 2016년 의귀·북촌마을, 2017년 금악·가시마을, 2018년 오라동까지 총 6개의 길이 조성됐으며, 현재까지(6월 기준) 1만6000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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