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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로 가는길
[연속기획/'장수의 섬' 제주, 고령친화도시로] (5) 서울시는 지금
"50+세대를 새로운 자원으로"… 인생 제2막 설계 지원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7. 09.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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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가 진행하는 교육 과정의 하나인 '50+인생학교'에 참가한 수강생과 수료생들. 사진=서울특별시50플러스재단 제공

국내 첫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도시
노인실태조사 등 활용 의견 수렴… 실행계획에 반영
50플러스재단 설립해 예비 노인 위한 지원 정책 강화
고령친화상점 조성으로 고령친화도시 체감도 높이기


서울시는 201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WHO(세계보건기구)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올해 회원도시에 이름을 올린 제주보다 일찌감치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예비 노인 세대에 대한 지원 정책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이제 막 고령친화도시를 향해 발을 뗀 제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노인 의견 수렴해 정책에 반영= 서울시가 '고령친화도시'라는 개념을 꺼내든 것은 2010년 '2020 고령사회마스터플랜'에서다.

이를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100세 도시, 서울'이라는 비전을 밝히고 고령친화도시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속도가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서울시는 2011년 '서울시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2012년 고령친화도시 제1기 실행계획인 '서울어르신종합계획'(2013~2015)을 수립했다. 그리고 이듬해 6월에는 국내 첫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도시가 됐다.

현재 서울시는 고령친화도시 제2기 실행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 앞서 진행한 1기 계획에선 살기 편한 환경, 제2인생 설계 지원, 활기찬 여가문화, 맞춤형 일자리, 존중과 세대통합, 건강한 노후 등 6대 영역에서 35개 과제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실태조사와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 운영 등을 통해 노인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고령친화도시 관련 조례에 따라 2012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노인실태조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정책 제안을 받았다.

▶노인복지정책 담당 조직 확대=서울시는 실행계획 이행 단계에서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2012년 노인복지정책 담당 부서의 명칭을 '노인복지과'에서 '어르신복지과'로 바꾼 뒤 2014년 어르신복지과 내에 베이비부머정책팀을 신설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2015년에는 이 팀을 '인생이모작지원과'로 확대했다. 예비 노인인 중장년층의 '제2인생 설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갖춘 셈이다.

정은하 서울시복지재단 연구개발팀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7월에 업무 분장이 새로 이뤄지면서 어르신복지과가 맡던 돌봄, 건강 등 일부 노인복지정책을 인생이모작지원과가 가져가면서 현재는 50대부터 그 이상을 아우르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복지정책을 담당하는 과가 두 개로 나눠지면 소통의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서울시가 노인 복지에 신경을 쓰고, 부서 간의 경쟁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효과가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정책도 발전했다. 중요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조직 개편 방향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서울시는 베이비붐 세대인 중장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예비 노인 세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책 없이는 고령화의 충격이 더 거셀 거라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2015년 서울시 노인 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12.5%였는데, 노인 세대 진입을 앞둔 베이비부머의 인구 규모는 이보다 높은 18.5%였다. 서울시가 1기 실행계획에서 WHO 고령친화도시 가이드에 제시되지 않은 '제2인생 설계 지원' 영역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것도 이러한 인구 구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상담센터. 이곳에선 전문성을 갖춘 50+컨설턴트를 통한 종합 상담이 이뤄진다. 강희만기자

▶예비 노인 세대 위한 맞춤형 지원=서울시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 기관을 설립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50플러스재단'을 설립한 데 이어 권역별로 캠퍼스, 자치구별로 센터를 열고 있다. 50+세대(만 50~64세, 베이비부머·신노년 등으로 일컫는 중장년층)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일자리모델 발굴, 새로운 50+문화 확산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캠퍼스 2곳(서부·중부), 센터 4곳이 들어섰으며 2020년까지 캠퍼스 6곳, 센터 25곳이 세워질 예정이다. 캠퍼스가 50+세대들이 서로의 지혜와 경험을 배우며 활동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맞춤형 교육·상담 창구라면, 센터는 자치구를 기반으로 하는 50+ 활동 공간이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1층에 있는 '50+의 서재'. 50+세대를 위한 책으로 채워져 있다. 강희만기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50+세대를 고령사회의 문제 요인이 아닌 새로운 기회와 자원으로 주목한다. 이들이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 전과는 다른 노년 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50플러스캠퍼스에선 50+세대들이 새로운 인생비전을 정할 수 있는 '50+인생학교' 과정을 포함해 인생재설계학부, 커리어모색학부, 일상기술학부 등으로 나눠 교육이 진행 중이다.

이민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실장은 "50플러스를 위한 정책은 노인이 아닌 청년 정책과 유사하다"며 "상담 영역에서부터 이들이 결핍을 느끼는 교육 과정을 채워주고, 교육을 받은 뒤에는 협동조합 설립이나 사회적기업 설립, 취업, 소모임·연구모임 운영, 재능봉사 등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또래인 50+컨설턴트를 통한 종합상담과 50+의 지식과 경험을 일자리와 연계한 '50+보람일자리' 등도 재단의 주요 사업이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보람일자리 1만2000개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 실장은 "보람일자리 사업은 '50+컨설턴트', '우리동네 맥가이버'처럼 50플러스 세대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지향하고 있다"며 "일도 하면서 사회공헌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시 어르신친화거리인 '락희거리'. 강희만기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고령친화도시로= 고령친화도시 조성 사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 것은 서울시에게도 과제다.

이에 올해 시범사업으로 종로구, 은평구, 동작구에 있는 시장 상점이 고령친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고령친화상점 가이드'를 제작한 데 이어 민간 디자인, 컨설팅 업체와 손잡고 고령친화상점 지정, 전문 교육과 컨설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락희(樂喜) 거리'가 어르신을 위한 친화거리라면, 고령친화상점은 모든 세대가 고령친화도시를 체감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정은하 선임연구위원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가는 상점을 고령친화적으로 바꿔 체감도를 높이자는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라며 "어르신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배려하는 인식이 생기면 몸이 불편한 모든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지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고령친화도시의 지향점처럼 모든 세대가 함께 편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거리에는 어르신을 위한 이정표가 설치됐으며 점포 곳곳에는 '어르신 우선 화장실', '생수 제공' 등의 팻말이 붙어있다. 강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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