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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이끌어온 선각자들
[제주를 이끌어온 선각자들](22)제주김녕미로공원 프레드릭 더스틴 대표
파란눈동자의 기부천사… "지역 이익은 지역에서 순환돼야"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입력 : 2016. 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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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제주 최초로 미로공원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수익금을 지역에 기탁하고 있는 프레드릭 더스틴 대표. 이태윤기자

교육자에서 관광사업가로 변신
제주 최초 미로공원 설립·운영
16년간 수입 대부분 지역 환원

"제주에서 나오는 관광 수입은 제주에 머물러야죠. 이 때문에 제주에 대한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미로공원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금을 제주대학교 발전기금과 지역발전 기금 등으로 14년째 기탁하고 있는 프레드릭 더스틴(87·Frederic H Dustin) 대표를 최근 제주김녕미로공원에서 만났다.

파란 눈동자를 지닌 미국인인 그는 1971년 제주에 정착했다. 그는 반평생을 제주에서 보내면서 교육자에서 관광사업가로 변신해 '기부꽃'을 피우고 있는 어엿한 '제주의 경제인'이다. 그에게 제주가 제2의 고향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이제는 제주 토박이보다 더욱 제주의 향을 간직한 '제주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숲조성까지 13년의 노력끝에 제주 최초의 미로공원을 완성해 낸 프레드릭 더스틴 대표. 사진=제주김녕미로공원 제공

그는 제주에 처음 발을 디딜 당시를 생각하며 "1971년 제주대에서 관광영어 강사를 맡게 됐고, 이후 관광학과가 개설돼 강의를 해왔다"며 "당시 허향진 총장 등이 제자였는데, 관광 개발에 있어 지역에서 얻은 이익은 지역에서 순환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가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당시 학생들에게 강조해온 '관광 개발 이익의 지역내 선순환 모델'은 현재 김녕미로공원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금의 70~80%를 지역사회에 내놓으면서 그의 철학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기업 수익의 대부분을 지역사회로 환원하고 있는 더스틴 대표는 지난 2003년 노인대학 설립 자금 2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김녕노인대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1000만원씩을 지난 14년 동안 꾸준하게 쾌척해 오고 있다. 그가 현재까지 기부한 금액을 합치면 10억여원이 훌쩍 넘는다. 어찌 보면 수입의 70~80%에 달하는 금액을 것이 아까울 법도 하지만 그는 기부에 있어서는 겸손했다. 그는 "김녕미로공원 설립은 애당초부터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퇴직 이후 직업을 갖고 싶어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추진 당시부터 개발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얘기해 왔다"고 전했다.

프레드릭 더스틴 대표와 고양이.

김녕미로공원 프로젝트는 제2의 고향인 제주에서 여생을 보내겠다고 생각한 1982년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김녕미로공원 설립은 쉽지만은 않았다.

사업 아이디어 구상 중 친구의 조언으로 영국의 세계적인 미로 디자이너 에드린 피셔(Adrin Fisher)를 알게 됐지만, 1982년도에 설립 추진 당시 인터넷이 활성화되지도 않았으며 외국에 연락이 닿을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그는 영국에 있는 에드린 피셔에게 직접 편지를 쓰며 미로공원 디자인에만 3년을 소비했다.

이후 13년의 노력 끝에 그는 1995년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형상화한 제주 최초의 미로공원을 완성해 낼 수 있었다. 그는 "김녕미로공원 설립에 대해 누구도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수년간에 걸쳐 미로공원을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완성에 이르게 됐고 현재까지 수입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김녕공원의 모습.

그는 제주에서 기부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인물이지만, 제주에서 미로공원이란 관광테마를 만들어낸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더스틴 대표는 "당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혼자서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때로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미로 숲을 조성하며 천천히 차근차근 이뤄나갔죠. 이후 8년간 정성을 쏟은 끝에 1995년에 미로공원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녕미로공원은 제주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녕미로공원은 그의 미로 같은 인생에서 뜻깊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숲 조성에 이르기까지 수년간에 걸쳐 완성된 미로공원은 1997년 구름다리 등을 만들어 재미와 흥미를 더하면서 20여년간 개장이후 500만명에 달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았다. 이제는 어엿한 제주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는 "김녕미로공원을 다시 찾는 관광객들을 볼 때 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김녕미로공원은 동북아에서 유일한 '상징 미로'로 해외에 알려지면서 제주를 세계에 홍보하는데도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87세의 나이가 되어버린 더스틴 대표. 그의 기부에 대한 철학은 여전히 겸손했다. 그는 "회사 규모와 금액을 떠나 수익의 12~13% 정도를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훗날에도 제주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기억되는 기부 롤모델로 남고 싶다"며 "처음 제주를 방문했을 당시보다 현재 제주는 매년 삶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최근 제주의 관광 산업이 정체돼 있어 보이지만, 머지않아 다시 뛰어오를 것을 확신하고 있다. 제주 도민들이 모두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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