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겨냥 지자체장 "현직 유지냐 배수진이냐"

대권 겨냥 지자체장 "현직 유지냐 배수진이냐"
내년초 경선 본격화시 거취 결정
與 남경필 원희룡 홍준표 김기현
野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수 읽기'
  • 입력 : 2016. 09.17(토) 10:3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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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향후 정치적 거취를 놓고 수 읽기에 들어갔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지만 여야 모두 당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는 사퇴규정이 별도로 없다.

요컨대 현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면 내년 9월 중순 이전에만 사퇴하면 되는 셈이다.

다만 지자체장 직을 유지하고 경선에 참여할 경우 지방행정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두 마리 토끼를 쫓으려다 모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부담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올해 정기국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한 각종 법안과 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내년 초 대선 경선을 위한 절차가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 고위 당직자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에서 할 일은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내년에 대선 준비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현역 광역단체장 중에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미 수도이전을 위한 개헌과 '한국형 모병제'를 화두로 던졌으며, 추석 연휴 이후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인 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남 지사는 대선 경선이 열린다 해도 현직을 유지하고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의 김문수 전 지사 역시 사퇴하지 않고 대선 경선에 들어와 박근혜 대통령과 경쟁을 벌였다.

남 지사는 경선 일정이 확정되면 공식 휴가와 연가를 사용하고 대신 행정 제1, 2부지사와 최근 신설한 연정 부지사를 중심으로 한 대행 체제로 도정을 맡길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선보다는 도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에는 청계천에서 '이것이 제주다'를 주제로 대대적인 도정 홍보 일정도 잡았다.

이를 두고 끝까지 지사직을 수행해 성과를 거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중앙 무대에서도 조명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다만 내달 초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보인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포부를 밝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취임 초부터 대권 도전을 시사했던 홍준표 경남지사도 다크호스로 등장할 수 있다.

애초 이달 초 성완종 리스트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곧바로 대선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항소심을 준비하면서 시기를 유예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3선 의원 출신으로 중앙 당직을 두루 거친 만큼 '50대 기수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지사직은 끝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자치단체장 잠룡들은 '김두관 학습효과'로 인해 시도지사 직을 중간에 사퇴하는 데 대해 대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김두관 의원이 지난 2012년 경남지사직을 중도사퇴하고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현재 새누리당 홍준표 지사에게 지사 자리를 내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체장들에게는 무엇보다 경선 시기가 예민한 문제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4월 재보선 날짜보다 한 달 이전에 단체장들이 사퇴할 때에만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조기 경선으로 단체장 사퇴 시점이 3월 5일 이전으로 당겨지면 4월에 그 자리를 두고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대권 도전을 위해 시장직을 중간에 그만둘 수는 있어도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진 않겠다는 쪽으로 최근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시장이 서울시민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간에 시장직을 내려놓더라도 3월 5일 이전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3월 5일 이후 시장직을 내려놓으면 행정1부시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현직을 유지하면서 대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 측은 "안 지사는 도정과 국정이 다르지 않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도정을 열심히 하는 게 국가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그만두고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 측도 "시장직은 시민들과의 약속으로,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선 과정까지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시장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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