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반대 행위가 '님비'?… 분위기 조장말라"

"제2공항 반대 행위가 '님비'?… 분위기 조장말라"
온평리 비대위, 원 지사 항의 방문
도정 소통 방식에 문제 제기하기도
  • 입력 : 2016. 05.20(금) 13:06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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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2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항의 방문한 뒤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항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온평리 주민 10여명은 이날 오전 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원 지사와 30여분간 면담했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을 '님비 (NIMBY·지역 이기주의) 현상'으로 몰고 있다며 항의했다. 주민들은 도정의 소통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제2공항반대 온평리비상대책위원회(온평리비대위)는 20일 오전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해 원희룡 도지사와 면담했다. 면담은 30여분간 진행됐으며 제주도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이뤄졌다.

온평리비대위는 면담이 끝난 뒤 도청 기자실에서 항의문을 발표하며 도정의 소통 방식에 불만을 표했다. 특히 지난 13일 제주도가 개최한 제주공항인프라확충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발표 내용을 문제 삼았다. 당시 강의에 나선 국민통합위원회 소속 한 교수는 제2공항 갈등 성격을 님비현상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평리비대위는 항의문에서 "제2공항 예정지 발표로 인해 현지 주민들의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제주도정에선 공항인프라확충자문위원회를 통해 님비 현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시각을 가진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받고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해당 자문위원회의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송대수 온평리비대위원은 원 지사와의 면담 내용을 묻는 질문에 "원 지사는 (제2공항 반대 행위를) 님비 현상이라고 언급한 발언이 도정의 입장이 아니라 한 학자의 발언이라고 말했다"며 "원 지사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도민 사회에선 주민들의 반대 행위를 지역 이기주의나 마치 보상을 더 받으려는 행위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고, 어쩌면 제주도가 이를 조장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대화와 소통으로서 문제를 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항의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동수 온평리 청년회장은 "이번 방문에는 도지사의 얼굴을 보러온 이유도 있다"며 "제2공항 예정지가 발표된 뒤에 마을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원 지사는 일주일에 2~3번이라도 온평리에 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정 업무상 바쁜 것은 알지만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렵다"며 "성산읍에 제2공항 특별지원사무소를 만들고 본부장과 팀장을 내려 보내긴 했지만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과 얘기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님비 발언으로 인한 논란과 관련해 "(제2공항 갈등 조정 방안에 대한) 발표 내용이 극히 일부분만 언론에 전해지면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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