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 다닌 기록 '백범일지'
2019-07-01 13:58
강한익 (Homepage :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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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다닌 기록 『백범일지』
- 김구선생 서기일을 보내며

도망 다닌 기록인 백법일지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백범이 활동한 시대적 배경이나 수학한 환경이 지금과 많이 달라 한자가 많이 사용되었고, 우리말로 쓴 내용 또한 고어표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정독해 볼 필요가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백범은 1876년 황해도 해주에서 몰락한 양반가의 자손 ‘김순영’과 평범한 집안 출신 ‘곽락원’의 외아들로 태어났는데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공부를 잘한 자랑도 있었지만 사용 중인 숟가락을 일부러 부러뜨려 엿 바꿔 먹은 일, 부친이 엽전을 숨겨 두는 것을 보고 훔쳐내고는 읍내에 떡을 사먹으러 가다가 넛할아버지에게 발각되고 결국 부친에게 나무에 매달림을 당한 채 호되게 회초리를 맞은 일 등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한 일도 솔직히 적고 있다.

학문적인 기초와 나중에 구국의 길을 걷게 되기까지의 정신적 토대는 백범이 자주 언급한 ‘고후조’선생이었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개방하자는 논점에서 정반대의 의견을 보여, 결국 헤어지게 되나 백범이 거사에 앞서 고민되거나 갈등이 생길 때면 선생의 말을 떠올리고 의지를 굳게 했다고 여러 번 쓰고 있다.

과거 낙방 후, 제도의 모순을 뼈저리게 느낀 그는 부친의 권유로 관상학을 공부하게 되는데 ‘마의상서’에 나오는 구절 ‘像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에 주목하였다고 한다. "얼굴 좋음이 몸 좋음 만 못하고 몸 좋음이 마음 좋음만 못하다"는 뜻으로 이 구절을 심득하여 비로소 큰 뜻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안중근의사 집안과의 역사적 만남을 하게 되는데, 그가 동학에 몸담아 있을 때 안 의사 집안과 적으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동학군 토벌대로 안 의사의 부친이 나서게 된 것입니다. 백범의 동학군은 그 싸움에서 대패했지만 안 의사 부친은 백범의 됨됨이를 보고 호의를 베풀었고, 그 후로 선생은 안 의사의 집안과 천주교를 매개로 계속 인연을 맺게 된다.

안 의사는 중국 ‘하얼빈’에서 우리민족의 원흉 ‘이등방문’을 살해하였고, 그의 사촌동생 명근은 사내총독 살해음모사건으로 기소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백범과 같이 옥살이를 하게 되며, 막내인 공근은 임시정부가 쫓겨 다닐 때 백범의 최측근 참모로서 백범과 운명을 같이 하였다고 하니 그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니었나 싶다.

1896년 2월에는 ‘치하포’에서 ‘민비 시해사건’에 참가한 일본군 중위 ‘토진양량’을 죽이게 되는데 당시의 상황에서 백범은 마치 극에 나오는 훈련된 자객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투옥, 사형이 확정된 후 하늘이 백범을 重하게 쓰시려고 했는지 고종의 특별사면으로 집행이 정지되는데 그 과정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먼저 하늘이 살렸고, 다음은 고종황제가 살렸다면 마지막은 ‘전화’란 문명의 이기가 살린 셈이다. 고종이 사형집행을 정지하라는 첩지를 인천옥사에 급히 전화로 전했는데 바로 그 전날 서울과 인천(제물포)간 전화 개통이 된 것입니다. 계속 옥고를 치르던 중 탈옥을 결심하게 되고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 1898년 3월 9일 동료 4명과 함께 탈옥에 성공하게 된다.

그 후 백범은 다시 앞서 적은 ‘안명근사건’에 연루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17년 형을 받고 복역하게 되는데 백범이란 호도 여기서 얻게 된다. 백범은 곧 ‘평범한 백성’이란 뜻이니 그의 겸허함과 서민과 함께 동고동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모친이 사식으로 들여 준 음식을 동료들과 간수들의 눈을 교묘히 속여 나눠 먹은 숨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식은 일정한 장소에서만 먹도록 되어있어서 동료들과 같이 먹기가 불가능해 입에 음식을 가득 물고는 감방으로 가서 동료의 입에 뱉어 넣어주는 것을 여러 차례 하였다고 한다. 백범이 동료애 및 사람을 얻는 일’을 얼마나 중히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백범의 이름은 그의 기구한 운명을 반영함인지, 아명인 “창암” 이후 “창수” (동학 입도 후), 두래(마곡사에서 환속 후)에서 김龜(안명근 사건에 연루되어 서대문형무소 투옥 중), 그리고 “김九”(중국에서 임시정부를 따라 피신하던 중)로 이름을 바뀌는데 말이 개명(改名)이지 실은 “변명(變名)”이라 해야 더 옳을 것 같다.

1901년 아버지의 위독함을 알고 달려와 할머니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 그의 부친이 손가락을 자르고 피를 먹인 효성을 보인 것처럼 자신의 넓적다리 안쪽 살점을 떼어 내어 피를 먹이고 살점은 구워 드렸다는 대목에서 그의 효의 깊이를 볼 수 있었고 이러한 대담함이 앞서 기술한 일본군 장교를 응징한 사건 등 담 큰일을 할 수 있었던 토대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2차 세계 대전이 일본의 항복으로 끝나자 꿈에도 잊지 못할 해방을 맞이하게 되고 백범도 임시정부와 함께한 27년의 도피생활을 마감하고 귀국, 반탁운동, ‘남북 동시선거’ 실현을 위한 월북, “나의 소원” 및 “삼천만 동포에게 읍소함”을 발표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해 오던 중 1949년 2월 20일 경교장에서 꼭두각시로 보이는 ‘안두희’의 흉탄에 맞아 서거하게 된다.

백범은 사심 없는 나라사랑을 보여 줍니다. 안창호선생이 임시정부 수립 후 그에게 희망하는 직책을 물었을 때 백범은 결연하게 "나는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국가를 위해가족을 돌보는 일과 자신의 안위를 다 버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또한 그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주통일을 위해 혼신을 다한다. ‘나의 소원’에서 밝혔듯이 그의 소원은 첫째도 통일, 둘째도 통일, 셋째도 조국의 온전한 자주통일이었다.

그리고 백범은 준비된 교육자였다. 자기 주변에 있는 누구라도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조그만 공간만 생기면 교실을 열었다. 심지어 결혼하기 전에 여성지침서를 손수 제작하여 부인을 가르쳤다는 대목에서는 백범이 교육의 중요성을 얼마나 신봉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불의와 압제에 맞서 앉아서 소극적으로만 저항하지 않았다. 아니 폭력적 투쟁을 불사하였다, 백범의 목숨은 그를 따라 거사한 여러 의사들의 그것과 같이 자신의 것이 아닌 조국의 것이었다.

백범은 “자유”를 가장 큰 가치로 여겼고 독재를 가장 싫어했다.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세계 시민들이 모두 함께 공영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고, 부유함 보다는 부족함이 없는 검소한 생활과 부지런함을 실천덕목으로 삼았다.

요즘 윤봉길 등 순국지사의 거사를 통한 항일운동이 폭력적이라는 젊은 세대의 평가가 있는 등 그 업적이 왜곡, 축소되는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서, 우리는 나라를 구하기 위한 백범의 가슴 뭉클한 족적을 그들에게 오롯이 알려야 할 때가 왔다.

우리가 현실에 파묻혀 살다보면 정체성을 잃어 마음이 산란해지고 바람 앞에서 선 들풀처럼 흔들릴 때가 많지만 『백범일지』를 늘 마음속에 새기고 살아간다면 모두 백범과 같이 될 수는 없더라도, 올바른 정신과 곧은 기상을 품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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