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며(가을이란)
2017-10-26 13:54
장현우 (Homepage :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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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막바지에 접어드니, 확실히 선선하다 못해 아침, 밤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한층 더 가까이 왔음을 깨닫게 해준다. 시와 같은 문학에서 봄과 여름은 탄생과 성장의 계절로 표현되는 반면 가을과 겨울은 흔히 쇠퇴와 죽음의 계절로 표현된다. 아마도 가을로부터 시작되는 쌀쌀한 바람과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뒤로한 채 떨어지는 단풍이 그러한 이미지를 부여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가을을 ‘쇠퇴’의 계절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을을 나타내는 영어인 ‘Autumn’은 ‘조락(凋落)’과‘초로(初老)’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가을의 ‘하강적 이미지’를 빌려와 암울하고 슬픈 화자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명사의 <제망매가>에서는 가을바람에 지는 낙엽을 죽은 누이동생에 비유하여 화자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표현하였고, C. Rossetti는 <사계>라는 작품에서 가을을 ‘황량’, ‘조락’, ‘바람과 낙엽’ 등으로 표현하여 그것의 쓸쓸함과 허전함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Autumn’은 ‘추수’ 즉 ‘가을의 수확’을 상징하기도 한다. 농사란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길러,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매우 기나긴 작업이다. 그러한 농사에 있어 수확이란 결국 봄과 여름에 쏟아 부은 정성과 노력의 산물을 얻는 매우 중요한 단계인 것이다. 고등학생에게 있어서도 가을은 매우 중요한 계절이다. 특히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 가을은 작물을 수확하는 것과 같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 위해 그동안 쏟아 부은 시간과 인내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는 시기이다. 수험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해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시작 지점으로써 가을은 올해 1월에 자신이 무엇을 혹은 어떻게 하기로 한 마음가짐과 다짐들에 대해 떠올려보게 해주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더 나아가, 겨울이 찾아와 다시금 년도가 바뀔 때 새롭게 다짐할 목록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 또한 바로 가을이다. 이러한 반성과 준비의 시간이야 말로 자신이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그리고 아쉬워하며 자신이 못 이룬 목표에 얽매여 있지 않고 발전해나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살아있는 증명이 된다. 그렇기에 가을은 쇠퇴의 부정적인 계절이 아닌 그것마저도 극복해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수확과 준비’의 긍정적인 계절로 인식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가을을 자연 모든 생물들이 생명력을 잃어 가는 계절로써 이용하고 있다. 가을은 확실히 감상의 계절이며 붉게 물든 단풍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시간이 조금 흘러 땅에 무수히 떨어진 낙엽을 보고 있자면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허전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감상주의를 경계해야만 한다. 가을의 쇠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의미와 거리가 멀다. 가을의 쇠퇴는 곧 그동안 자신이 노력해온 것들에 대한 보상이자 동시에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한 시작의 준비 단계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수필인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의 한 구절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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