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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 알고 계신 가요?
2017-04-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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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역사회에 뿌리 내린지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다. 그러나 본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지역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난 3월, 필자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으로 취임했을 당시만 보더라도, 본원의 기관 인지도가 전혀 없다 보니 기관의 존재를 먼저 알려야 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 일쑤였다. 이러한 일화는 제주 여성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다소 씁쓸함을 느끼게 하였다. 물론 이는 제주 지역에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 지역적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가족’, 특히 ‘여성’을 표방하는 기관 또는 단체가 의례히 경험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지금 시대에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필요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는 성평등한 사회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 진학률’이나 ‘취업률’을 통하여 여성이 남성을 앞서는 시대에 여성정책이 왜 필요한가? 양성 평등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의 큰 착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이, 우리 사회의 각종 사회지표를 살펴보면 여전히 여성의 지위가 낮고 양성이 평등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제주 지역만 하더라도 그렇다. 제주 지역은 전국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지표들은 제주 여성들이 차별적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다양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 중의 지방, ‘변방’이었던 제주가 지금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핫 플레이스’로 변모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 환경, 전통 문화, ‘제주 해녀’ 등 ‘제주다움’이 글로벌 시대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고 근대의 국민국가 경계를 넘어 다르게 의미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에 보이지 않았고 가치 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던 제주 여성들의 삶과 문화가 ‘제주다움’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경험과 인식을 더함으로써 보다 확장된 정책을 만들어나가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이 바로 여성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성 인지(性 認知)적 정책’ 또는 ‘성 주류화(性 主流化) 정책’이다.

즉, 기존 ‘여성정책’이 여성만을 문제로 봄으로써 여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면, 양성이 평등한 정책을 펼쳐 나감으로써 남성들도 정책의 수혜 대상으로 확장한다는 점이 ‘성 주류화(성 인지) 정책’과 기존 여성정책 간의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단적인 사례로 저 출산의 문제가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출산을 포기하게 하는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에 있으며 ‘양성 평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앞으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성평등’, ‘돌봄과 상생’, ‘변화’, ‘다양성’을 4대 핵심 가치로 두고 제주 지역의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성차별적인 관념과 구조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공동체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도민 스스로 깨닫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성평등 사회는 도민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본원이 지역 밀착형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이유이며, 앞으로의 본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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