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까." 성인이 된 후 지인의 부음을 들을 때면 한 번쯤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최은영 작가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업들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출발했다. 가까운 이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하며 작가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그랬다. "나는 무엇을 하다 죽을까." 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작가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그런 제목을 달고 제주의 자연 안에서 깊어진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담아냈다.
작가가 한지와 먹, 분채를 이용해 2년 만에 갖는 개인전에서 내놓은 작품은 '바람의 빛깔'(2026), '긴 산행'(2025~2026), '고독의 모서리'(2025~2026), '족파(足波)'(2026) 등이다. 이 중에서 6개의 병풍처럼 제작한 '족파' 시리즈는 걸음의 흔적으로 삶의 시간을 드러낸다.
참여형 설치 작업인 '걸음이 멈추는 곳'도 나왔다. 서귀포에 정착한 작가가 자연의 순환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관람객과 나누려는 작업이다. 방문객들은 작품 안내문의 설명에 따라 삶에 대한 질문이나 자신만의 답을 남길 수 있다. 그 기록들도 한편에 함께 전시해 우리의 삶 또한 서로의 흔적 위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는 이달 12일부터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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