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영석의 백록담] ‘정자정야(政者正也)’의 길을 잃은 민주당 경선

[위영석의 백록담] ‘정자정야(政者正也)’의 길을 잃은 민주당 경선
  • 입력 : 2026. 04.13(월) 03:00
  • 위영석 기자 ysw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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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공자는 일찍이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政者正也)"이라 했다. 지도자가 스스로 바름을 실천할 때 백성이 따른다는 이 평범한 진리가, 오늘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장에서는 허망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작금의 민주당 경선 현장의 모습은 '바름'과는 거리가 먼, 오직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혼탁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현장이다.

"군자는 다투지 않으나, 다툰다면 활쏘기와 같다(君子無所爭 必也射乎)"는 공자의 가르침은 오늘날 후보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진다. 활쏘기는 상대의 과녁이 아니라 자신의 자세를 바로잡는 일이다. 그러나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이라는 활을 닦기보다, 상대의 화살을 꺾고 과녁을 훼손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정책 검증은 실종되고 비방과 고발이 난무하는 경선 양상은 "서로 예우하며 경쟁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특히 "말은 실천보다 앞서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은 현재의 공약 대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2공항 갈등 해결이나 행정체제 개편 등 제주의 난제들에 대해 후보들은 실현가능성 낮은 '말의 성치'를 쌓기에 급급하다. '포퓰리즘적 공약'과 '선심성 발언'은 결국 도민들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뿐이다.

경선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정명(正名)' 사상을 되새겨야 한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말처럼, 후보는 후보다워야 하고 경선 룰은 룰다워야 한다.

첫째, '감점'과 같은 기계적 룰이 민심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 공자는 법치보다 덕치(德治)를 우선했다. 당헌·당규라는 형식적 틀이 도민들의 실질적인 지지 의사를 왜곡한다면, 이는 '이름과 실재가 부합하지 않는(名實不符)' 정치적 불행을 낳을 것이다. 감점 변수가 본질을 가리지 않도록, 민심이 온전히 반영되는 유연한 경선 모델이 구축돼야 한다.

둘째,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다는 마음으로 정책 경쟁에 임해야 한다. 상대의 약점을 잡아 1위 싸움에 매몰되기보다, 도민의 삶을 돌보는 덕(德)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지역 언론이 제기하는 '정책 실종'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경선 막판이라도 제주의 백년대계를 논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셋째, 경선 후의 '원팀'은 형식이 아닌 진심 어린 화합이어야 한다. 공자는 "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君子和而不同)"고 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되 제주의 발전이라는 큰 뜻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 경선 과정에서의 고발과 앙금은 결국 '동이불화(同而不和)'의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제주도지사라는 자리는 70만 도민을 이끄는 '군자(君子)'의 자리여야 한다. 지금처럼 상처뿐인 영광만을 쫓는 경선은 결국 본선 경쟁력 약화와 도정 불신으로 이어질 뿐이다. 민주당과 후보들은 지역사회의 매서운 질책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허물이 있다면 고치기를 꺼리지 마라"는 공자의 말처럼, 지금이라도 네거티브를 멈추고 제주의 정의로운 미래를 향한 '바른 정치'의 길로 돌아오길 촉구한다. <위영석 뉴미디어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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