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바다그리기대회 스케치
비 갠 '두 대회장'의 정취
가족 단위 참가자 대다수
나들이·관광객 현장 발길
상상 속 바다·풍경 등 다양
칫솔에 물감 묻혀 표현 다채
"'모두가 그리는' 취지 좋아"
입력 : 2025. 09.27(토) 21:51 수정 : 2025. 09. 29(월) 17:56
박소정·김채현 기자 cosorong@ihalla.com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 대회'에 참여한 이동호씨 가족들이 그린 그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채현기자
[한라일보] 아침 내내 내리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회색빛 구름 사이로 햇빛도 살짝 비추니, 27일 오후 한라일보가 주최하는 '제3회 제주바다그리기대회'가 열린 제주시 이호테우해변과 서귀포시 용머리해안 일대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하나둘씩 이어졌다. 비가 갠 후 반짝이는 은빛 윤슬이 일렁이는 이호테우해변과 잔잔한 물결이 흐르는 용머리해안을 바라보며 그림 그리기에 나선 참가자들은 하얀 도화지 위에 자신만의 '바다'를 그려넣었다. 두 해안가는 순식간에 '색채의 향연'으로 가득찼다.
ㅣ웃음 가득 이호해변
제주시 대회장인 이호테우해변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많았다. 해변가에 마련된 부스에 자리한 아이들은 야무지게 크레파스를 쥐고 새하얀 도화지 위를 채웠다. 도화지 위에는 눈 앞에 펼쳐진 바닷가 풍경부터 상상 속 바다 아래 풍경, 해녀와 제주 섬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담겼다.
행사 도중 몇 차례 강하게 불어온 바람에 날아가는 도화지를 붙잡으려는 가족들의 모습은 주변 참가자들의 얼굴에 웃음을 번지게 했다. 부모들은 물놀이와 모래놀이에 빠진 아이 대신 크레파스를 들어 도화지를 채우며 저절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기도 했다.
본부석 앞에는 커다란 도화지가 펼쳐져 있었고, 참가자들은 배부받은 크레파스로 함께 색을 채워 넣으며 공동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바다처럼 다채로운 색이 더해지자 현장은 한층 더 활기와 웃음으로 물들었다.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 대회' 본부석 앞에 위치한 커다란 도화지에 색을 채워넣는 아이들. 김채현기자
제주시 이호테우해변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 대회'에서 바다동물을 소재로 그림을 그린 강리원 어린이. 김채현기자
참가한 학생들은 "평소에도 바닷 속 생물들에 관심이 많아요", "좋아하는 물고기들로 가득 찬 바닷 속을 그리고 있어요", "물질하는 해녀 할머니를 그렸어요"라며 각자의 그림 이야기를 전했다. 7살 강리원 어린이는 "청새치, 상어, 물고기, 붕어, 해파리, 오징어 등 제가 알고 있는 바다 동물들을 그려봤다"면서 "행사장에 오는 길에 봤던 물질하는 해녀 할머니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동호(40)씨는 "도서관에서 바다그리기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림 그리기에 관심 많은 아이들을 위해 사전 신청하게 됐다"면서 "가족들과 다같이 제주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져보니 좋았다"고 말했다. 7살 동갑내기 이채연·송준혁·권동혁 어린이는 "이호해수욕장 말 등대와 가오리, 해녀 등을 그려봤다"면서 "평소에도 바다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대회'에서 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칫솔에 물감을 묻혀 도화지에 파란·하얀 계열의 색으로 색칠하며 파도를 표현하고 있다. 박소정기자
ㅣ차분했던 용머리해안
서귀포시 대회장인 용머리해안에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잔잔한 물결처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용머리해안 대회장에는 사전에 접수한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나들이를 온 제주도민, 타 지역에서 제주여행을 온 관광객 등 현장 참가자들의 발걸음도 계속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대회장 곳곳에 텐트와 돗자리를 펼치거나 정자 쉼터나 벤치에 자리해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상상 속 바다, 마음 속 바다, 그리고 싶었던 바다 풍경, 바다 속 동물 등 다양한 소재를 다채로운 방식과 색채로 표현했다.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대회'에서 텐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참가자들. 박소정기자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서 열린 '제주바다그리기대회'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참가자들.박소정기자
칫솔에 물감을 묻혀 도화지에 파란·하얀 계열의 색으로 색칠하며 파도를 표현하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사 남매와 함께 같은 방식으로 색을 칠하고 있던 염예진(12) 어린이는 "거친 파도를 표현하고 싶다는 말에 엄마가 이러한 방식을 제안해서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밌다"고 전했다.
서귀포시내에서 6살, 3살 두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왔다가 현장에서 참여한 김영지 씨는 "아이들이 평소에 바다동물을 좋아하는데 바다그리기대회 현수막을 보고 흥미를 보여 참여하게 됐다"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릴 수 있다'는 취지가 좋을 것 같다. 즐겁게 자유롭게 그리는 분위기여서 좋았다"고 전했다. 박소정·김채현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