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남의 월요논단] 감귤 착색을 늦게 하는 요소 엽면시비

[현해남의 월요논단] 감귤 착색을 늦게 하는 요소 엽면시비
  • 입력 : 2025. 08.04(월) 02:3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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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요소는 100년 전에 개발된 최고의 비료다. 굶어 죽는 인류를 구한 비료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피해가 많다. 지금처럼 이상고온일 때 사용하면 착색이 늦어진다.

잎이 잘 자라고 크게할 때는 요소가 최고다. 상추, 깻잎 키울 때 요소를 주면 팍팍 큰다. 그러나 잎이 얇아지고 수확한 후에 금방 물러진다. 고추를 재배할 때 요소를 주면 고추가 쑥쑥 잘 큰다. 그러나 지금처럼 덥고 습한 시기에 사용하면 어김 없이 탄저병이 온다. 요소가 잘 크게 하는 대신에 식물 조직을 연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소가 최고 비료인 것처럼 소개한 책자는 옛날에 만들어진 '농촌지도'라는 책이다. 농업기술센터가 농촌지도소였던 지방자치제도 이전의 옛날 농촌지도용 교재이다. 그 때는 비료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세계 3위의 요소 생산국이었고 식량증산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농촌지도 교재의 요소 사용을 참고했다면 30~40년 전 지식으로 농사짓는 것이다.

요소를 많이 사용하니까 병해충이 많아지는 등 문제점이 나타났다. 요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비료가 NK 비료다. K(칼륨)는 식물 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NK 비료는 요소에 염화가리나 황산가리를 혼합해 제조한다.

NK 비료의 N:K 비율도 3:1, 2:1, 1:1로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N(질소)이 많아질수록 식물이 잘 크지만 연하고 약해지고 K(칼륨)가 많아지면 덜 크지만 단단해진다. 농업인들이 작물 성장 상태를 보면서 NK 비료를 선택하면 된다. NK보다 더 좋은 비료가 N(질소)·P(인산)·K(칼륨) 3요소가 함유된 DAP형 복합비료이다. 그후 밭농사용 원예비료, 과일용 과수비료, 관주·엽면시비용 비료들이 속속 개발됐다. 즉, 요소비료는 다른 비료들이 개발되기 전 매우 초기 비료에 속한다.

모든 농작물은 영양생장과 생식생장 과정을 거친다. 잎이나 과일이 크는 시기를 영양생장, 과일이 익어가는 시기를 생식생장이라고 한다. 영양생장기에는 N(질소)을 많이 필요로 한다. 생식생장기에는 K(칼륨)를 많이 요구한다. 그래서 작물이 자라는 초기에는 N(질소)이 많은 비료를 사용하고 열매가 익을 때는 K(칼륨)가 많은 비료를 사용한다. 착색기에 들어서면 N(질소)이 없는 황산가리나 인산가리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작물은 가만히 놔둬도 열매가 클 때는 크고 익을 때는 익는다. 그러나 익을 때 기온이 높아지거나 N(질소)이 많아지면 열매가 익을 생각보다 클 생각을 한다. 즉, 착색기에 요소 엽면시비는 익지 않고 클 생각을 하기 때문에 착색이 늦어진다.

여러번에 걸쳐서 요소의 단점을 얘기하고 있다. 제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요소를 만병통치약처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농업인이 많아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70년대에 현대차 포니는 최고의 승용차였지만 지금은 더 좋은 차가 아주 많다. 요소도 마찬가지이다. 요소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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