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기후변화와 농약 사용, 토양이 보내는 경고

[열린마당] 기후변화와 농약 사용, 토양이 보내는 경고
  • 입력 : 2025. 08.04(월) 01:3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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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몇 년간 단순히 계절이 예측 불가능해진 정도를 넘어 해양과 육지 생태계의 균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이러한 생태계 변화의 상징처럼 떠오르고 있으며, 제주 농경지에서도 해충 출현이 빨라지고 개체 수도 증가해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해충과 잡초의 방제를 위해 농가에서는 다양한 농약을 사용하고, 그 사용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작년 도내 농경지에서 사용되는 농약 종류와 토양에 잔류하는 성분을 분석한 결과, 살균·살충제보다 제초제 성분이 많이 검출됐는데 이는 제초제가 주로 식물의 뿌리와 토양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 토양은 화산섬 특유의 투수성 지질구조와 화산회토로 인해 농약 성분이 토양 입자에 잘 흡착되지 않아 농약의 살포량과 횟수가 늘어난다. 통계자료를 보면 단위 면적당 농약 사용량은 전국 평균보다 약 1.7~2배 많다.

제주는 연간 강수량이 많고, 숨골이나 곶자왈 등 투수성 지형이 널리 분포돼 있어 지하수 함양량이 높다. 이는 오염물질이 토양으로 유입될 경우 지하수가 빠르게 오염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주의 건강한 토양환경 보전과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해서 농약 사용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제도적 기준 마련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와 AI를 활용한 토양 맞춤형 농약 선택 등의 연구가 시급하다. 제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곽창암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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