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계 이사람] (16)부재호 탐라문화제 대회장

[제주문화계 이사람] (16)부재호 탐라문화제 대회장
"원도심 활성화, 구호 아닌 현실화되는 축제로"
  • 입력 : 2018. 10.08(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예총 회장인 부재호 탐라문화제 대회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진선희기자

산지천 위에 개막 무대 설치
문화의 길 조성해 매일 공연

가장 퍼레이드 관람객 참여
내년부터 상가 세일 등 추진
“지역 예술인 진정성 주목을”


그는 태풍 북상 소식에 마음을 졸였다. 무대 설치 작업을 잠시 중단시키고 비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날씨가 야외 행사의 운명을 가르는 터라 애가 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말이 지난 뒤 맑게 갠 하늘이 더없이 반가웠다.

10일 막오르는 제57회 탐라문화제 대회장인 부재호 제주예총 회장. 탐라문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에 잔치판을 벌여놓는다. 올해는 특히 산지천 위에 무대를 만들어 플라잉 공연, 뮤지컬 콘서트 등 개막 행사를 펼친다.

부 회장은 2003년부터 제주예총에서 일해왔다. 극단 이어도를 통해 연극 무대를 누볐고 1997년부터 1년 동안은 제주민속관광타운(지금의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애랑이 보레 옵데가' 상설공연을 했던 제주예총 예술단원으로 뛰었다.

그는 지난 15년간 제주예총에 근무하며 매년 탐라문화제를 치렀지만 고정된 축제장이 없어 신산공원, 탑동 등을 전전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부터는 제주시 원도심으로 향했다. 장소가 바뀌면 축제판을 다시 짜야 하는 만큼 작업량도 늘어난다.

"여기저기서 원도심 활성화를 이야기하지만 과연 그 말을 실현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탐라문화제는 주변 상권에 도움이 되고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탐라문화제 기간 옛 코리아극장에서 산지천 무대에 이르는 구간에 조성되는 '문화의 길'이 대표적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문화의 길로 이름붙인 그 곳에서 매일매일 제주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주최 측은 문화의 길이 탐라문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상시적으로 가동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칠성로 상인회와 연계한 상가 세일도 내년부터 사전 작업을 통해 추진해볼 계획이다.

가장퍼레이드는 누구나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 공을 들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제주도내 43개 읍면동 주민은 물론 관람객들도 자연, 문화, 특산물 등 제주 관련 콘텐츠를 이용해 자유롭게 거리 행렬에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는 독창적 콘텐츠를 지닌 작품을 가장퍼레이드에 초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을 한가운데서 열려 너나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탐라문화제입니다. 제주에서 유일무이한 종합문화축제로 탄생한 한라문화제 때부터 그랬습니다. 이번에도 산지천으로 나와 놀다 가시길 바랍니다."

연극계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문화 현장에 몸담아온 부 회장은 한 가지 바람을 더했다. 제주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 다소 서툴더라도 그 진정성에 주목하고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거였다. "외부에서 바라본 눈으로 새롭게 제주 문화를 그려가는 일도 필요하지만 우리네 밑바닥 정서까지 알고 부족하나마 창작을 이어가는 제주 문화예술인들에게도 박수를 보냈으면 합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8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