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서귀포시 호근동 '서귀포 치유의 숲'

[길 路 떠나다]서귀포시 호근동 '서귀포 치유의 숲'
상처받고 지친 마음 씻겨줄 숲이 그곳에
  • 입력 : 2016. 08.19(금)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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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름 일대에 조성된 '서귀포 치유의 숲'은 산림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가멍오멍 숲길. 사진=서귀포시 제공

시오름 일대 삼나무 숲 등 자리잡아
숲길 구간 곳곳 정겨운 제주어 명칭
산림치유지도사가 프로그램 진행
마을서 만든 '치유도시락'도 별미

최근 무더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더위를 느낄 수 없을 듯 하다. 신선한 공기를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면 몸속에 있던 노폐물들이 시원한 바람을 타고 자연으로 스며든다.

이곳은 최근 서귀포시가 사업비 52억4000만원을 들여 호근동 산1번지 시오름 일대 산림청 국유림 174㏊에 조성한 '서귀포 치유의 숲'이다. 면적으로는 장성 치유의 숲에 이은 국내 두 번째 규모다.

둘레가 사람 셋이 두 팔을 벌려야 겨우 감싸 안을 정도의 평균 60년을 넘은 삼나무가 숲을 이뤄 입구에서부터 방문객을 반겨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초록빛 이끼로 덮인 돌담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근무 중인 양은영 산림치유지도사에게 돌담이 있는 이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양 지도사는 "이곳에 있는 돌담은 오래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으로 밭에 있는 돌들을 모아 담을 만들어 거센 바람으로부터 농작물과 집을 보호했던 것"이라며 "돌담은 제주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우리 조상의 지혜였고 초록 이끼는 사람들이 떠난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려준다. 이것 역시 제주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이곳은 난대·온대·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이 살아 숨 쉬고 옛 모습이 잘 보존돼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엄부랑 숲길

특히 이곳은 산림치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치유 체험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건강측정실과 한방진료실 등을 갖춘 힐링센터를 비롯해 놀멍, 하늘바라기, 숨비소리, 쉬멍, 오고생이, 산도록 등의 제주 이름을 지닌 치유 숲길과 숲길 구역마다 숲속 요가 교실, 숲속 피트니스, 명상의 숲 등이 들어서 있다. 산림치유지도사라는 국가 인증 전문가 등을 배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숲의 특성을 살린 치유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치유의 숲을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호근마을 노인·부녀회에서 만드는 '치유도시락'이다. 숲길을 걷고 난 뒤 대바구니인 '차롱'안에 담긴 웰빙 음식을 먹으면 일상생활에 지쳐있던 피로감도 한 번에 사라진다. 치유도시락은 사전 주문해야 먹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치유의 숲은 호근동 마을과 치유도시락을 비롯 치유 해설사 양성 등 마을 연계사업을 통해 지역 소득창출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치유도시락'

치유의 숲은 내년 1월 1일부터 치유프로그램과 숲길 탐방코스를 구분해 사전예약제를 시행한다.

산림치유지도사는 1일 20명 이내(주중2일·주말2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용료는 2만원이다. 코스는 방문자센터→가멍오멍숲길걷기(숲속치유공간, 숲속쉼팡, 숲길)→치유실(명상, 몸에대한 관심과 소중함 느끼기)→나눔·정리(자신의 스트레스 확인, 설문지 작성)로 짜여졌고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마을해설사는 주중 1일(300명) 주말 1일(600명) 숲길탐방을 실시하며 이용료는 1000~3000원이다. 코스는 빙삭빙삭숲내음코스, 꼬닥꼬닥 놀멍코스, 엉금엉금 시오름 코스로 코스별로 가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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