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빠지다](8) 삼도2동 동네 문화해설사 교육

[제주愛빠지다](8) 삼도2동 동네 문화해설사 교육
"우리 동네 알리기, 정착주민도 함께해요"
  • 입력 : 2016. 06.24(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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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걸으며 마을 역사 이해
벽 허물고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 사회 만들기에 뜻모아


"매번 그냥 지나치던 길이었는데 그 속에 역사를 알게 되니 새롭게 다가왔어요." 제주시 삼도2동에 사는 최금옥(55)씨가 말했다. 제주로 이주한 지 10년이 다 돼 가지만 골목골목에 흐르는 무수한 얘기는 여전히 낯설었다. 최씨는 요즘 그것을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삼도동이 역사가 깊은 곳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죠. 그런데 여기에 10년 가량 살면서도 이곳에 머물던 유배인들 이야기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광해군, 최익현이 제주로 유배를 와서 머물던 곳이 매번 지나치던 곳에 있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게 됐죠."

마을에 숨은 얘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원도심愛(애) 관덕따라 동네 문화해설사 양성교육'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원도심의 역사·문화를 알리기 위해 제주시 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가 판을 짰고, 마을 주민과 이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올해 4월 처음으로 시작한 교육에는 현재 30여명이 1기로 교육을 받고 있다.

삼도2동주민센터 고성호 주무관은 "지역주민에게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 관광객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고, 정착주민에겐 지역주민과 융화하면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마련했다"며 "현재 교육생 3분의 1이 정착주민"이라고 했다. 지역주민과 정착주민들이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 동네 이야기를 듣기 위해 둘러 앉은 셈이다.

이들은 지난 4월말부터 한달에 4~5번씩 마을 이야기를 따라 함께 걸었다. 교육은 제주목 관아, 관덕정 등 삼도2동 문화유적을 비롯해 유배문화, 근대역사 유적 등을 소재로 폭 넓게 이어졌다. 삼도2동에서 출발해 얽히고 설킨 골목을 따라 원도심으로 발길을 뻗기도 했다. 1기 교육생들은 이달 28일 도내 답사를 끝으로 교육 과정을 마친다.

최씨는 "제주시 중앙로에 광해군 적거지가 있었던 것부터 제주4·3 당시에 관덕정에서 일어났던 일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니 자연스레 마을의 깊은 역사에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며 "앞으로도 해설사로 일하며 커 가는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문화해설사 양성교육 2기도 조만간 활동에 들어간다. 교육 일정은 오는 7월26일부터 9월27일까지이며 이론·현장 강의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이달 25일부터 7월10일까지 삼도2동주민센터 3층 문화의 집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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