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수필하우스' 김문재·정희정 부부

[제주愛 빠지다]'수필하우스' 김문재·정희정 부부
"이주민 정착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제주 문화 받아들이며 공존 꿈꿔
  • 입력 : 2015. 05.15(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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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정착한 김문재, 정희정 부부가 두 자녀 창규, 이주와 함께 환히 웃고 있다. 강경민기자

도움 필요한 이들에게 정보 제공

"제주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때?" 아내 정희정(42)씨의 말이 계기가 됐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새 보금자리를 찾고 있을 무렵이었다. 이후 일 년 동안 수십 번 제주를 오갔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을 두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풍경은 남편 김문재(46)씨의 결심을 굳히게 했다. 4년 전 김씨 가족은 서울을 떠나 제주로 왔다.

고민 끝에 선택한 일은 게스트하우스 운영이었다. "오름, 바다 등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김씨가 말했다.

건물은 최대한 있는 듯 없는 듯 튀지 않게 만들기로 했다. 제주의 전통 돌집을 그대로 살린 채 내부만 손을 봤고, 집 뒤편에 너른 빌레도 그대로 남겨뒀다.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이 지금의 '수필하우스'. 이 공간에는 김씨 부부 나름의 공존 방식이 담겼다.

"제주지역에 이주민이 많아지면서 이주민과 원주민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잖아요.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주 문화를 최대한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새로운 것을 접목시키는 쪽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지었어요.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우선적으로 활용해 요리하고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기도 하죠."

낯선 곳에서의 정착을 위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마을 주민과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었다. "게스트하우스가 집 8채에 둘러싸여 있어 결코 도시에서처럼 고립돼 살 수 없는 구조"라고 김씨가 웃었다. 3~6개월 동안은 우선 인사부터 하고 다녔단다. 이웃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거라는 믿음도 컸다.

"알게 모르게 육지인에 대한 편견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인사부터 시작했죠. 동네 어르신들이 무거운 걸 들고 있으면 대신 옮겨주고, 마을 경로잔치에 떡을 사가기도 하고요. 그렇게 6개월이 지나니 인식이 달라졌어요. 자고 일어나면 누가 놓고 갔는지 모르는 감자, 귤이 상자째로 집 앞에 놓여 있기도 했죠."

인터뷰 내내 김씨는 "저만 잘 돼선 안 된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2년 전에는 귀농·귀촌 교육을 두 번이나 들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고 싶어서다.

"꼭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보다 제주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귀농·귀촌 교육을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주민들이 제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실제로 많지 않기 때문이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주민들이 실패 없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주민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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